남원시가 박형기 가옥, 양사재, 신촌동 석조약사여래좌상, 신파리 석조여래입상 등 4건을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이들 4건의 문화재는 앞으로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남원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11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2018~2019년 비지정 조사 용역을 통해 관내 향토문화유산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올해 전문가 자문과 향토문화유산 심의위원회를 거쳐 박형기 가옥 등 4건의 향토문화유산 지정을 결정했다.

박형기 가옥은 고려말 충신이었던 충현공(忠顯公) 박문수(朴門壽) 후손들의 집성촌인 수지면 홈실마을에 위치한 전통가옥으로, 조선 말에 건립된 건축물이다. 경사지에 축대를 조성해 아랫단에 사랑채가 있고 윗단에 안채가 있다. 우수한 재료와 건축기법이 돋보이는 건축물로, 같은 마을에 있는 죽산박씨 종가 ‘몽심재’와 함께 보존해 홈실마을의 경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왕정동에 위치한 ‘양사재(養士齋)’는 유생들이 모여서 경사를 논하고 과거에 대비해 향풍을 바로잡는 기능을 수행하던 건물로, 조선 후기의 건축수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신촌동 석조약사여래좌상(石造藥師如來坐佛)은 통일신라시대에 유행했던 항마촉지인 약사불 도상이다. 낮은 육계와 움추린듯한 상체 표현, 배 앞의 형식화된 옷주름 등에서 고려 초기 불상으로 추정된다.

보절면 신파리 석조여래입상(石造如來立像)은 ‘신흥사’라는 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하나의 돌에 광배와 불상을 함께 조각한 고려 초기의 불상과 유사하다. 하지만 양감이 줄어들어 편평한 신체와 양손을 가슴 앞으로 올려 역V자형으로 설법인 수인을 취하고 있는 자세, 편단우견의 층단식 옷주름, 이마와 머리에 뚜렷한 경계선을 표현한 점 등은 전남 함평 해보리 석불입상과 매우 유사하여 고려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원시 관계자는 “박형기 가옥 등 4건의 문화재는 역사적·예술적·학술적·건축적 가치가 뛰어나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가치 있는 향토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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