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지난달 22일은 첫 번째 맞은 ‘김치의 날’이었다.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했다. 올해는 농협중앙회본사에서 기념식과 김치 품평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이날을 기념했다. 식품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김치가 유일하다. 김치는 면역력 증진, 바이러스 억제, 황산화 효과, 변비·장염·대장암 예방, 동맥경화 예방, 다이어트 효과, 항암 효과 등이 효능으로 알려졌다.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소비자가 줄면서 김장문화가 점차 사라져가긴 하지만, 김장문화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이기도 하다. 김장은 3~4개월간의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 기본적으로 여러 가족, 친척, 이웃이 모여서 함께 김치를 만드는 품앗이 형태로 진행되며, 이웃집 김장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김장 재료를 함께 사서 같이 만들고 김치를 나누는 형태로 발전했다. 한 번에 많은 재료를 구매하면서 재료값을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재에도 친척이나 이웃이 모여서 김장을 함께 하고 만든 김치를 나눠 갖는 형태로 김장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농협전북본부에서도 지난 11월 17일 도내 여성 지도자, 농가주부모임, 고향주부모임, 농협 임직원 등 40여 명이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실시해 지역 내 취향계층 및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나눔의 문화적 전통을 평가한 유네스코는 2013년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우리나라의 김장문화를 등재했다. 유네스코에는 김장문화를 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눔은 개인 혹은 가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경제의 주요 활동주체인 기업에서도 기업의 이익을 사회와 나누는 사회공헌활동이 중요한 생존전략이 되어 가고 있다.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공헌으로 이루어지는 나눔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필자의 직장인 농협은행은 은행연합회가 금융권 사회공헌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줄곧 사회공헌 선도은행으로의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농협은 2004년 농협문화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불우이웃을 위한 쌀 나눔, 각종 문화·체육·예술행사 지원,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 사랑의 집 고쳐주기, 독거노인 지원, 주민 건강검진, 다문화가정 모국방문사업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여 오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현안에 따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농협은행 전북본부는 승진과 신규 임용자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그들의 승진 축하행사에 사회봉사활동을 함께하는 것을 전통으로 이어가고 있다. 또 청소년금융교육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맞춤형 금융교육을 실시해 청소년들에게 체계적인 금융교육과 직업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농협의 사회공헌활동은 순수민족자본은행으로 수익의 해외 유출이 없고, 지역은행으로서 지역사회와 상생과 환원을 우선하는 기업목표 및 기업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회공헌활동의 바탕인 나눔과 배려의 정신은 풍성함을 함께 준비하고, 즐기고, 나누는 김장문화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품앗이, 두레, 계 등의 다양한 공동체적 전통에도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잘 나타나고 있다. 김장문화와 공동체적 전통을 통해 발현되는 협동의 정신과 나눔의 정신을 좀 더 보존하고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또 좀 더 사회적으로 확산된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상당수의 사회적 아픔을 치유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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