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한 해의 끝자락에는 언제나 아쉽고 서운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그 마음이 더욱 애틋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상상해본 적 없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당연시 여기던 것들이 더는 당연하지 않고, 새로운 삶의 방식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진행 중이다. 온라인 경제가 자리 잡았고,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 마스크 착용 등은 사람과 사람간의 삶의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바야흐로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변혁이다. 
자동차산업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천명하는 '2025 전략'을 공개했다. 또한 로봇개로 유명한 보스톤 다이나믹스社를 1조원을 들여 인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와 1조원 규모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아이카’를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유통기업 아마존은 유럽에서 자사 제품 라스트마일 배송에 전기밴 1800대를 전격 투입하고 자율주행 택시도 운영하겠다고 한다. 이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로보틱스 기술이 융합된 자동차가 우리의 생활을 크게 바꾸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전북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기술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었다. 우선 수소 상용(버스·트럭)차 생산과 함께 수출은 물론 내수 판매가 본격화 되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전기트럭·버스 가변플랫폼 개발’ 사업으로 공용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북 군산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위한 협업센터 구축사업과 전기차 생산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전기차에 사용된 배터리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2차, 3차, ESS(Energy Storage System)까지 사용하여 전주기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개발 사업도 추진된다. 친환경자동차 규제특구 관련사업도 실증을 거쳐 사업화 단계를 준비한다.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는 ‘새만금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사업‘과 항만에서 사용하는 저속의 자율주행 트랙터 차량 기술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선유도에서는 자율주행 버스의 실증 운행도 준비하고 있다.
강점을 가진 특장차산업에도 투자가 이뤄졌다. 특장차산업 성장을 견인할 지원센터와 자기인증센터 확장사업이 추진된다. 안전한 특장플랫폼을 위한 IoT와 ICT 기술 융합과, 정지중에도 특장시스템의 구동을 위해 매연과 소음, 연료소모 등을 개선하기 위한 특장 동력인출장치(PTO, Power-Take-Off) 전동화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며, 염원인 전착도장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자동차 대체인증부품 개발을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  이미 상당부품이 품질인증을 취득하여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고, 추가적인 여러 부품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또한 인증부품의 생산지원과 관련 업체 집적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순수 도비(道費)지원을 통한 지자체 차원의 사업화 기술개발 사업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차량용 고전압 600w급 전동식워터펌프 제어기 개발’과 ‘수소전기차에 적용되는 저장용기의 라이너 개발’ 등 40여개 과제를 추진해 부품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북 상용차산업 발전협의회’와 ‘글로벌 자동차대체부품협의회’, ‘전북 고용안정사업단’과 같은 신규 네트워크 기반의 활동들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기 위한 초석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도는 2021년 도정 운영을 위한 사자성어로 ‘영정치원(寧靜致遠)’을 선정했다. 이는 ‘안정되고 평안해야 멀리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술원도 지금의 위기를 새 희망의 기회로 바뀌어 자동차산업이 안정되고 평안한 가운데 지속가능한 주력산업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한층 더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산학연관 모두가 굳건한 믿음과 강한 행동력으로 뭉쳐야 할 것임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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