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기존 ‘호남지역’이라는 틀에 묶여 광주·전남의 심각한 예속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광주·전남의 ‘서자’나 ‘2중대’로 불리며 호남권내에서도 소외와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때문에 송하진 도지사가 민선 6~7기 지속 강조한 ‘전북 몫 찾기’, ‘전북 자존심 회복’은 도민들의 공감대 속에서 아젠다로 자리 잡았다.
전북은 2018년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을 앞두고 광주·전남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준비했다. 전라도 천년을 통해 지역의 자긍심을 살리고 새로운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그중 하나가 ‘전라 천년문화권 관광개발 계획’사업이다. ‘전북 몫 찾기’를 넘어 전북 자존의 시대에 맞춰 기존에 전북이 가진 문화와 역사 콘텐츠 발굴로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호남에 묶여 제 몫을 찾지 못했던 전북 입장에서 기존 호남 몫을 나눠 가지는 것이 아닌, 호남 몫에 전북이 개발한 콘텐츠를 더해 더 큰 몫을 찾을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사업은 3개 권역(전라, 경상, 충청)중 유일하게 관광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전라권에 대한 국가 주도의 관광개발계획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지난 2019년 12월 제51차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년)에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역 정치권의 무관심과 논리 부족 등이 맞물려 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북도의 치밀하지 못한 대처와 논리 부족, 광주·전남과의 협업 체계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사업 추진은 힘들 것이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전남이 비슷한 시기에 추진된 부산과 경남을 아우르는 ‘남부권 관광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전북만 외톨이가 된 셈이다.
돌이켜보면 광주·전남은 그간 전북 몫 찾기에 도움은커녕 알게 모르게 발목을 잡아왔다. 전북이 사활을 건 새만금공항 유치에 앞서 광주전남연구원은 반대 보고서를 냈고 공공기관 광역 지역인재 채용도 충청권과 달리 광주·전남은 부정적이었다. 전북의 숙원사업인 공공의대법 통과에도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
전북은 그동안 호남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인사와 예산, 사업 등에서 불이익과 불균형을 겪어 왔다. 지난 대선을 계기로 ‘지방’과 ‘호남’이라는 틀에 갇혀 차별받고 소외됐던 역사를 청산하고, 전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보자는 뜻에서 내세운 전북 몫 찾기.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호남 프레임’은 어쩌면 우리가 지역주의와 더불어 극복해야 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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