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확산은 교육과 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생들은 여태껏 상상하지 못한 세상을 만나고 있다. 등교가 불규칙하게 이뤄지고 있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게 일상이 됐다. 교실의 이상적인 미래상으로 여겨지던 온라인 원격수업. 하지만 학생들의 정서적 교감이라든가 전인적 성장 활동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력격차 발생에 따른 부작용도 표면화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학교와 교육, 그리고 교사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대두되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올해에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력격차 심화...자기주도적 능력 키워줘야

코로나로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고 교감하던 학습은 원격수업으로 대체됐다. 간혹 등교수업이 이뤄져도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복습이나 이해도를 측정하거나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이 같은 상황에 교육계 일각에선 온라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공교육의 정상적인 운영은 멎었고 학력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초·중등학교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교사의 약 80%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격차가 매우 커졌다(33%) 또는 커졌다(46%)고 응답,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이 같은 요인에 대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차이(65%)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원격수업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부족할 경우 부모나 교사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업 중 딴 짓을 해도 지적받지 않으니 나태해지기 쉽고 과제도 스스로 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학업 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어서다.

학생들 스스로 학습의지를 갖고 있어야 학습효과가 발현할 수 있다는 대목으로 교육 변화의 방향성이 엿보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학교교육의 방향… 배움과 성장 지속돼야

포스트코로나 시대 초기만 해도 사람들은 학교가 축소되고 온라인학습이 대세가 될 거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수업뿐만 아니라 돌봄과 보호, 규율과 사회화, 소통과 친교 등 쓰임을 다하는 곳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이유를 깨달았다. 다만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았다.

교육계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학교교육의 방향에 대해 배움과 성장의 지속성 확보를 전제했다. 이를 위해서 학습자 주도성을 살리는 교육은 물론 학습동기를 높이고 상호작용과 소통을 강화하는 교육, 협력을 촉진하는 교육, 기초학력을 강화하고 교육격차를 완화하는 교육 실천을 제시한다.

향후 필요한 교사의 역할론에 대해선 안내자를 꼽았다.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로 대표되는 지식정보망의 발달로 인해 학생들은 자발적이고 역동적이며 협동적인 학습자가 됐다. 교사는 지식전달자에 머물지 말고 학습전략을 가르치는 학습의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학생이 원하는 교육과정이 있을 시 지식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과 절차를 알려주고, 자기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끔 지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사회성 체화하도록 고민해야

배영진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원격수업에 대해 입시와 진도를 우선시하는 교육의 오랜 습성이 반영된 거라고 풀이했다. 학생들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진급과 진학을 위한 평가와 입시 생활기록부 빈칸 채우기를 위한 형식적인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근 1년여 간 진행된 원격수업이 근본적으로 교육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것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학생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보완재 형태이지, 현행 교육의 대체재로 작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대·과밀학교 환경 하에선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학급당 학생 수 감축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처 차원에서라도 이와 함께 작은 학교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교사는 학생이 올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조력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사회성, 인간관계 능력 등을 어떻게 체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해야

지난해 도내 문화예술계도 큰 고비를 맞았다. 예정됐던 많은 공연과 축제가 취소됐고 연기됐다. 미뤄진 공연과 축제는 예전의 감동을 주지 못한 채 겨우 체면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인들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올해도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예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문에서 지난해와 다른 비대면 시대 예술에 대한 고민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상 초유의 시대이기에 전혀 준비 없이 맞았다면 올해는 좀 더 침착하고 계획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비대면을 위한 기술의 발전은 한 단계 더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 또한 문화예술인들의 자세도 거기에 맞춰질 것이고 이는 새 시대에 맞는 문화예술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빨 빠른 대응으로 주목을 받았던 공연과 축제는 올해에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를 창의성으로 극복해 나가는 문화예술계는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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