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호쾌했다.

상대방의 얘기에 귀기울였고, 자신의 의견도 꾸밈없이 전달했다.

전북 내 친노·친문계의 '숨은 실세'라 불리는 이중선 전북도 전 정무특보.

지난해 12월 18일 정무특보 활동을 마무리 한 그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기대감 속에 시작된 정무특보 활동이 다소 아쉬움 속에 마감됐지만, 그와 나눈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이 전 특보는 정치권과 도정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낼 인물임이 분명했다.

사실 지역에서는 '이중선'이라는 이름보다는 '상추'라는 닉네임이 더 익숙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그는 노사모 결성 당시 초기멤버였고, 노사모 활동을 위해 원광대병원에 취직했다가 사직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후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쳐, 19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 전북상황실장으로 활동했다.

2017~2018년에는 전주시청 정무보좌관실에서 근무하며 국가예산 확보와 시정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8년 9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이동해 정·재계 주요 인물들과의 친분을 쌓아갔고, 그 능력을 인정 받아 전북도청 정무특보로까지 발탁됐다.

하지만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부족한 탓에 가진 능력에 비해 저평가 되어 왔다. 

이 때문일까. 도청에서의 생활 역시 쉽지 않았다.

그가 맡아 온 '정무특보'는 2급 공무원 자리로, 지역 내 7명밖에 없는 요직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행정에서의 이력이 다소 부족했던 그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상당히 많았다.

실제 '제3금융중심지 지정', '새만금 사업' 등 지역의 주요 현안에서 그가 가진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성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특보는 "정무특보로써의 성과를 언급하는 게 쉽지 않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정무 보좌는 그림자처럼 일을 해야 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로 국회와 여당과의 소통을 담당했는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며 "정부에 전북의 입장을 대변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일을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성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전북도가 국가예산 8조원 시대를 개막할 수 있었던 건 이 전 특보의 역할이 컸다.

당정청(민주당, 정부, 청와대)과 도정을 연결하는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가예산 8조원 시대 개막에 기여한 이중선 전 정무특보.
그는 1년 여간의 짧은 특보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특보는 "당장은 2022년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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