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과열에 따른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고 식지 않은 동학개미들의 사자 열풍이 모든 악재를 덮고 있지만 지나친 주가 상승속도는 심각한 과열이란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경기회복세가 기대되고 기업들의 실적전망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장기적인 주가상승 흐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우리 주식시장이 경제규모에 비해 저평가 돼있다는 분석도 향후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지금 우리주식시장 분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인데도 불구하고 저금리에 기초한 풍부한 시중 유동 자금이 몰려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심한 쏠림에 대한 우려에도 실물 경기가 뒷받침 되지 않은 묻지 마 투자가 장을 주도하고 있단 것이다. 일부에서 부동산과 예금에 편중됐던 자산 쏠림이 주식이나 펀드로 분산되는 긍정적 효과를 말하고 있기도 하지만 증시에 몰린 개인투자자들 상당수는 장기투자가 아닌 신용융자 등을 통한 단타매매를 통해 단기 수익을 올리는데 치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용 융자잔액이 5일 기준 19조 6천2백여 억 원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하면서 기업가치 고평가 여부를 나타내는 PER을 비롯해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등 증시관련 지표 대부분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주열 한은총재도 지난 5일 범금융권 신년사를 통해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증시과열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일반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장이라 해도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이다. 기업실적 악화가 가시화되고 증시가 조정국면에 돌입할 경우 가장 큰 피해는 빚까지 내서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입게 된다. 풍부한 자금과 정보력을 가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과의 겨루기에서 언제까지나 우위를 점할 수는 없기에 철저히 위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위험해 질 수 있단 의미다.
거침없는 상승장에 의례 등장하는 과도한 주식투자 위험성에 대한 경고라고 단순히 치부해선 안 된다. 코스피2000을 넘어선 후 13년5개월 만에 동학개미의 힘으로 3000까지 돌파한 긍정적 의미보다 실물과 주가의 괴리가 너무 큰 지금의 상황은 거품이란 지적이 더 많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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