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한창 활동하는 시기에 은퇴하게 되는 4050세대의 경우 절대적인 퇴직급여 부족으로 불안한 노후를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4050세대는 은퇴 후에도 자녀 교육과 결혼에 평균 2억 원에 달하는 목돈 지출이 예상되지만 퇴직급여는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보험개발원이 발간한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수도권과 광역시에 거주하는 40·50대는 자녀 교육비로 6989만원, 결혼비용으로 1억194만원을 예상하고 있었다. 교육에 1억 원 이상, 결혼비용으로 1억50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한 경우도 각각 15%나 됐다. 이들의 퇴직급여가 평균 9466만원에 불과하다고 하니 자녀들의 마무리 교육비를 충당하고 나면 빈손이 될 수도 있는 퇴직급여를 받고 은퇴해야 하는 것이 한국 4050가장들의 현주소인 셈이다.

여기에 은퇴 전 연평균 6255만원 수준이던 가구소득 역시 은퇴 후에는 2708만원으로 절반이상 줄어든다는 것이 통계청 2019년 자료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 부부평균 312만원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으로 노후에 경제적 어려움 처할 가구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다.

가족구성원이나 사적연금을 통해 이정도로 라도 대비를 한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절대다수 은퇴자들은 은퇴 후 소득비중이 은퇴전의 20%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은퇴를 맞는 게 현실이다. 퇴직급여와 공적연금에 사실상 자신들의 노후를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까지 전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위험성을 가진 은퇴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소득이 준 은퇴자 3명중 2명은 금전적 도움을 받을 상대조차 없다고 한다. 40~50대에는 자녀 교육비 부담에 고통을 받고 50~60대는 노후준비 부족으로, 그리고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나서는 손주육아부담 까지 떠안아야 하는 게 한국은퇴자들의 삶이기에 정작 자신을 돌볼 여유나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고 더 심각한 노후를 맞고 있음이다. 오죽하면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독립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테크란 말까지 나올까.

자녀 뒷바라지가 먼저일수도 있지만 자신의 노후를 자식에게 부담지우는 것 역시 불편함은 마찬가지다. 자식의 미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안정적 은퇴나 노후를 위한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지만 노후는 자신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위기감을 항상 마음에 둬야 한다. 그리고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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