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논의를 앞두고 일부 산행객들이 방역수칙을 ‘나 몰라라’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찾은 무주 덕유산 리조트 곤돌라 앞. 눈이 내려 온통 흰 벌판 위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오전 기준 대기시간은 약 1시간 30분 이상. 구불구불 긴 줄로 늘어선 이들의 끝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스키를 타러 나온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모양인지 슬로프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줄줄이 늘어선 사람들 대부분은 등산가방과 스틱 등 장비를 착용하고 상고대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객으로 보였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당부에도 불구하고, 상당수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조트 측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거리 유지해주세요’라며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렸지만, 많은 이들은 이를 크게 귀담아 듣지 않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삼삼오오 모여 산을 찾은 이들이 거리두기 요청에도 아랑곳 않고 서로 바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마스크에 답답함을 느끼거나, 반대로 맺힌 수증기 탓에 불편함을 느낀 까닭인지 ‘코스크’ ‘턱스크’를 쓰는 이들 역시 눈에 띄었다.
이날 곤돌라를 찾은 박모씨(29)는 “스키장에서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더니 구석에 모여 먹고 있는 모습까지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아무리 야외라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주의해야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덕유산 리조트에 따르면 이날 곤돌라를 찾은 이들은 오후 1시 기준 약 1000여명이다. 이전의 경우 눈이 내린 다음이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7000여명이 이곳을 찾기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인지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리조트 측은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기존 8명이던 곤돌라 탑승 인원을 4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줄이 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리조트 관계자는 “거리두기 2m를 지키도록 방문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지만, 직원들과 방송 등을 통해 호소하더라도 막상 방문객들의 실천 없이는 어려운 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예약제를 통해 이용객 수를 기존의 절반 이하로 통제하는 등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용객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