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시집 <감꽃을 먹었다>(학이사)가 출간됐다.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아이들 25명이 한 해 동안 담임 선생님과 함께한 느낌과 상상을 모은 어린이시집이다.

아이들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의 개성을 담은 어린이시에서는 한마디 한마디가 초록의 싱싱함이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아홉 살 아이들만이 가능한 순수의 세계를 현실에서 보여준다.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읽는 이를 웃음 짓게 하고, 잊고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무릎을 치게 한다.

아이들이 쑥국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담임 송숙 선생님과 만든 유쾌한 세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실과 화단이라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에는 아이들의 세상이 있고 우주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기 사마귀, 노란 무당벌레, 노린재, 실잠자리, 나팔꽃에 분꽃까지. 아이들은 분꽃 씨앗을 갈라 하얀 가루를 만져 보고 손등에 접시꽃을 얹어 빨갛게 물들이기도 한다. 화단에 열린 까마중 열매는 두 개씩 나누어 가지고 화단에서 키운 옥수수는 삶아 나누어 먹는다. 감꽃이 필 때면 주워 오고, 아름다워서 못 먹겠다는 아이도 날름 맛보고는 독이 들었을까 걱정한다.

엮은이 송숙은 그동안 어린이시집 <시똥누기>, <분꽃귀걸이>, <호박꽃오리>와 화단을 가꾸며 생겨난 유쾌 발랄하고 뭉클한 이야기를 담은 교실이야기 <맨드라미 프로포즈>를 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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