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경종호가 다카시집 <그늘을 새긴다는 것>(시와실천)을 펴냈다.

시집에는 시인이 촬영한 디카 사진과 지은 시 53편이 모두 4부로 구분돼 실려 있다.

그의 사진은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피사체로 선택된 시 작품은 깊은 사유의 언어를 자아내고 있다.

그가 이번 시집을 통해 보여준 사유의 세계는 다양하다.

존재하는 것들을 관통하는 섭리나 진리에 대하여, 참다운 삶과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우리 사회와 역사의 실상에 대하여, 자아의 본래 면목에 대하여 진지하고 묻고 답하고 있다.

그 모든 것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미지로부터 촉발되고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미적 요소를 감별하는 직관력과 그것을 시적 언어와 결합시키는 통찰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

디카시만이 답은 아니로되 디카시가 보여줄 수 있는 미학적 영역은 다른 일반적 시와 상보적이며 또한 독립적이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러한 경종호의 시도는 이러한 디카시의 표현 방법과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안도현 시인은 “세상에 순간적으로 머무는 것들에 대해 시인은 말하지 않고 그냥 보여준다. 말이란 소용없다는 듯, 입을 떼기 전의 눈빛이 먼저라는 듯, 시인이 무엇이든 다 보여주지 않고 정반만 보여주는 이유를 알아차려야 한다”며 일독을 권했다. 

시인은 김제에서 태어나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14년 동시 마중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야’ 외 2편의 동시 발표.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를 펴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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