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뽑는 선거가 회원사 간 내홍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3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가 후보간 단일화 논의는 커녕 세력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전주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일 전주상의에 따르면 현재 전주상의 의원 76명 가운데 일부가 임시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고, 전주상의는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은 만큼 오는 25일 임시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번 임시총회 회의의 안건은 차기 전주상의 의원 90명을 뽑는 선거에서 신규 회원사들의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게 핵심으로 알려졌다.

차기 전주상의 회장은 이들 90명의 신규 의원이 투표로 선출하는데, 지난해 신규 회원사를 가장 많이 가입시킨 후보가 신규 회원들을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다른 후보들 측이 신규 회원사들의 의원 선출 투표권을 '회원 가입 후 만 1년'으로 명확히 제한하도록 선거규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9년 12월 말 368개사였던 전주상의 회원사 수는 선거를 2달여 앞둔

지난해 12월 말 1,550개사로 급증했다. 이는 차기 회장 후보들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각자 신규 회원사 확보 전쟁에 나선 결과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가 과반이 넘는 신규 회원사를 확보하자, 나머지 후보들이 신규 회원사들의 투표권 제한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규 회원사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려는 후보들 측은 현재의 전주상의 선거 규정을 명확히 해석하면 지난해 하반기에 가입한 회원사들은 투표권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도 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를 반대하는 측이 상대방에게 승복하지 못하고 법정 소송을 진행하면 선거가 진흙탕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비슷한 타 지자체의 상공회의소 선거 투표권 소송에서 신규 회원사들의 투표권은 제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게 반대 측 주장이다.

결국, 전주상의는 이번 선거의 결과에 상관 없이 얼굴에 먹칠을 하게 생겼다.
이를 지켜보던 전주시민 K씨(54)는 "그동안 전주시민들이 전주상의 차기 회장 후보자들의 단일화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어려운 지역경제를 생각해야 할 후보들은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까지 거꾸로 세력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누가 되더라도 차기 회장의 권위는 하락하게 생겼다"고 꼬집었다.
또 전주상의 한 회원사 관계자는 "85년 역사의 전주상의가 화합하지 못하고 그동안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상의 회장 선거 후보는 김정태(68·대림석유) 부회장, 김홍식(65·전북도시가스) 부회장, 윤방섭(68·삼화건설사) 부회장 등 3명이다.(가나다 순)/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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