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마을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삶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향토의 기반이며, 한민족 한문화의 밑뿌리이며, 생활사의 현장으로서 한국 전통사회의 기층적 사회 단위다. 그래서 마을에는 유구한 생산 양태와 생활양식이 복합되어 있고 공동체적 통합성을 유지하면서 문화적 개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물질적으로 ‘잘 살기’위해 모든 것을 뒤로 미루어 왔다. 그 결과 이른바 근대화 과정에서 시골 마을들은 그 역사와 문화와 생활을 잃어버리게 됐다. 마을들은 그 자료들을 상실하고 주민은 마을을 떠나고 주변 경관은 변모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농과 인구감소로 인해 마을 공동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소멸되어가는 도내 마을에 대한 조사가 여러 차례 이루어 졌으며 이번에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도 도내 각 시군별로 마을 한곳을 선정해 조사한 <전북의 오래된 마을>을 펴냈다.

2019년 향토문화연구사업으로 진행된 ‘전북의 오래된 마을 조사’의 결과물인 <전북의 오래된 마을>은 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 생활을 기록했다.

이번 책자는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 군산시 옥구읍 상평리, 김제 교동, 남원시 대산면 대곡리, 무주군 무풍면 현내리, 부안군 위도면 대리, 순창군 동계면 구미마을, 완주군 봉동읍 봉강마을, 익산시 성당면 성포마을,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 장수군 장계면 삼봉리, 전주시 삼천동 계룡리, 정읍시 고부면 입석마을, 진안군 마령면 원강정마을의 역사, 풍수지리, 금석문 등을 망라했다.

한편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는 <전북문화>24호도 함께 펴냈다.

책은 기획특집Ⅰ '마을 조사의 방법’과 기획특집Ⅱ ‘전북의 산’으로 꾸며졌다.

기획특집Ⅰ에는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 ‘향토사의 기본사료로서 마을조사’, 나경수 전남대교수 ‘마을민속의 필요성과 구성의 원칙’, 한서희 전남대 교수 ‘마을지 작업에서 생애사 조사의 의의와 방법’, 김진돈 전북문화재 위원 ‘마을조사의 실례 보고’의 글이 실렸다.

기획특집Ⅱ에는 도내 시군의 주요 산에 대한 설명을 수록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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