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세계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참여는 줄었지만, CES는 50년 이상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이벤트로, 혁신적인 기술과 글로벌 혁신가를 위한 검증의 장이고 세계최대 브랜드들이 사업을 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CES에서 전시되는 제품의 유형은 매우 다양한데 우리가 익히 듣고 있는 3D Printing, 5G Technologies, Accessibility, Accessories, AR/VR/XR 등이 있다.

올해 특이한 점은 ‘여행&관광’(Travel & Tourism) 부문이 신설돼 미래 여행 시장의 모습을 엿볼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이 전자장비부품 중심으로 변화하듯 여행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 적용이 일반화되고 있다. 올해 CES에서 보여준 미래 여행 시장의 주요변화를 BLOTER 의 트랜드 리포터와 CES 홈페이지의 내용을 참고로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해외여행의 경우 많은 사람의 가장 큰 애로는 아마도 언어의 장벽일 것이다. 이러한 언어의 장벽도 점차 무너지고 있는데 현재도 휴대용 기기를 통해 통역 혹은 번역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번에 선보인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웨이벌리 랩스는 한국어를 포함한 20개 언어와 42개 방언까지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기기 앰배서더(Ambassador)의 개선 버전을 선보였는데 이전의 문자 혹은 음성인식을 통해 서비스되던 방식이 귀에 이어폰처럼 쓰는 방식의 번역기로 2.5m 이내에서 들리는 대화를 원하는 언어로 번역해주는데 연결된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번역해주는 기능이 지원되며, 최대 4개의 앰배서더 기기를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그룹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 하며 곧 시중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의 안전이 특히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격의료기술의 발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여행에서 가장 우려하는 일은 바로 건강 이상이 생기는 것이고 여행지에 따라 빠른 조치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격의료 기술의 성장은 여행객을 더욱 안전하고 자유롭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기술발전내용으로 낙상을 감지하는 폴콜 솔루션이 눈길을 끌었다고 하는데 이는 애플워치 앱을 착용한 사용자가 낙상을 당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해 상태를 물어보고 필요할 경우 응급 전화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와 원격의료 관련 앱의 조화는 더욱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최근 많은 논의가 되는 랜선 여행이 더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도 선보였다. 랜선 여행이란 코로나 19로 인해 실제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가상 여행’의 실질적인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초창기 랜선 여행은 모바일과 인터넷 화면을 통해 단순히 현지가이드가 안내하는 대로 현지를 둘러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자가 원하는 안내자를 선택하고 실시간 대화를 통해 좀 더 실감 나게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는 방식도 도입되었는데 실제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포트(Port)는 전 세계의 원격 가이드와 함께 실시간 화상 통화를 통해 여행지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지가이드의 카메라를 사용해 사진을 대신 찍고 앨범에 저장할 수도 있고, 카메라 뷰의 방향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백신과 치료제의 등장으로 여행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모니터를 통해 편안히 여행을 즐기는 ‘원격 여행’은 당분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며 실제 여행의 보완적 도구로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여행은 이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런 이동에도 혁명적인 변화가 감지 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더욱 편리하고 빠른 이동을 돕는 미래형 이동 수단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CES 기조연설에서 미래형 캐딜락인 전기 동력 수직이착륙 기체를 공개했다. GM 측은 “지상 교통수단을 대체할 항공 차량을 개발 중”이라며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 항공 여행이 가능한 세상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인 흐름으로 이해는 되지만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순기능과 함께 일자리 감소 등 역기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역기능의 최소화에 대한 공감대와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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