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박경숙

4차산업혁명과 함께 농업분야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였고,  농업분야 역시 데이터 기반 디지털농업을 디지털 뉴딜의 하나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이미 농업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빅데이터는 향후 세계 농업구조를 지난 반세기 동안의 변화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지면적이 전국 4위 규모로 미곡 위주의 영농형태인 전라북도는 스마트팜 보급이 전국 6위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농업인구의 꾸준한 감소와 함께 14개 시군 중 11개 시군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됨에 따라 농촌의 공동화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전북 농업이 상위권으로의 도약하기 위한 방안은 단연코 농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며, 우리는 왜 디지털농업으로 전환해야 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예측을 통한 정밀도 향상이 가능하다. 최근 국내외 여러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사결정과정에 빅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작물의 생육 및 영양상태, 수확량 예측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수확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작물의 생육상황과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수확량 예측과 최대 수확량 달성할 수 있는 최적 양액공급 기준도 제시하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축적과 분석, 예측을 통하여 정밀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둘째,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스마트팜을 도입할 경우 1ha당 6명의 고용인력이 필요하며, 전라북도 스마트팜 면적을 감안할 때 연 1,420명의 상시 고용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팜 경영자, 전문재배사, 시스템 개발자, 컨설턴트 등 연관산업에서 다양한 직업을 창출할 수 있으며, R&D 분야에서도 AI 학습용 데이터 수집과 애노테이션(annotation, 사진, 음성 등의 데이터에 주석(설명) 달기 작업)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농업 투입자원의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다. 미국의 스마트농업 및 IT시스템을 활용한 농작물 재배현황 및 관리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드론을 활용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시비와 스마트 관개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질소 사용량 20%, 물 사용량을 27%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스마트팜 도입 시 병해충은 53.7%가 감소하고 생산량은 27.9%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은퇴 후 연금으로 생활하는 귀농자의 농업경영모델 제시를 통해 귀농귀촌을 활성화할 수 있다. 정확한 정보 없이 귀농할 경우 농사지을 작목이나 재배기술, 귀농지역 선택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영규모를 잘못 판단하여 자칫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농업경영체 DB, 농산물 소득자료, 복지실태조사 DB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농업은 연금과 농업소득을 포함한 농촌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작물생산이나 농촌관광, 체험장 등 최적 모델을 제시하여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성장 전략은 ‘경쟁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채기 전에 가능하면 빨리 몸집을 키우는 것(get big fast)’이었다.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John Doerr)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인재 영입에 한창일 때 ‘당신이 해야 할 제1의 과제는 위대한 팀(great teams)을 만드는 것이다.’ 라고 조언하였다.

전라북도는 일찍부터 아시아농생명수도를 지향하며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조성방안을 마련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는 등 디지털농업의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 아직은 시작 단계인 농업 디지털화에 우리가 먼저 유능한 디지털 인재를 발굴, 결집하여 더 빨리 유능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실행 계획을 세워 추진동력을 만든다면 전라북도는 디지털농업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농업이 퀀텀점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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