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추진된 새만금호 담수화 계획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24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5차 새만금위원회에서는 수질이 개선되지 않는 담수호 대신 별도의 방안이 보고 됐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새만금 인근 기존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금강 서포양수장 등의 여유수량을 새만금 농생명용지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새만금 기본계획에는 새만금호를 담수화하여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최근 새만금호의 수질상황과 농생명용지의 조성시기 등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새만금호 수질은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금강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는 것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한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농림부도 ‘환경부의 2단계 수질대책평가 결과 별도의 농업용수 공급 방안 마련이 필요’해 금강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담수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그렇지만 새만금 전체에 대한 수질 개선 노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새만금유역 후속 수질관리대책안’을 통해 수질을 계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목표 수질을 친수활동 가능 수준에 두고 2023년까지의 단기대책과 2024년 이후의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새만금 담수화를 주장하지 않고 만경·동진강 유역 상류와 새만금호로 구분해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까지 세부 수질관리 이행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에 열린 제25차 새만금위원회를 통해 새만금호 담수화가 실패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하지만 새만금 전체 사업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서둘러 새만금 해수유통에 기반한 새만금 발전전략을 세우야 한다. 해수면보다 1.5m 낮게 유지되는 방조제 안쪽 수위와 여기에 맞춰 쌓은 방수제 문제, 특히 담수화를 전제로 세워졌던 많은 계획들은 이제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해수유통’을 금기시하는 편향적 자세로는 새만금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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