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영의 다섯 번째 개인전 ‘LOST’전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24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다.

“자동차 안에서 또는 도시의 거리를 걷다가 문뜩 물끄러미 바닥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아스팔트 바닥의 수없는 선들 그리고 그것들을 품고 있는 검고 묵묵한 그라운드. 그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 아스팔트 바닥을 바라본다.”

작가에게 바닥은 시간의 상징물로 작용된다. 시간은 곧 존재함 그 자체이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연장선으로 이어주는 끝과 같다. 작가는 바닥에 등장하는 상징물들을 채집하여 시간성을 투사한다. 아스팔트 위에 사소하지만 수많은 퍼포먼스가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그 시간 속 공허함과 알 수 없는 진실의 찰나를 한 화면에 보여주고자 한다.

삶은 어떤 것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냉혹한 현실에서 늘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과정에 연속이다. 이렇듯 작품은 혼돈의 삶 그리고 자아를 찾는 여정에서 시작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선과 화살표들은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각각의 것들이 소실점이 되어 모여져 시간에 기억으로 저장된다. 아스팔트 위에 그려진 선들은 쉴 새 없이 흔들리는 삶에 관점과 태도의 기준점이 되어준다. 막연하지만 길을 잃은 자아에게 희망의 이정표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고난 속에서도 절망만을 매만지고 좌절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시금 희망의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바닥은 따뜻함이나 정감 있는 자연미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차가운 아스팔트를 통해 무겁고 냉담한 현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더 나아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무의식의 지층을 건드리며 현실을 바로 드려다 볼 수 있게 된다. 과거를 통해 현재에 집중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작품을 통해 냉소적인 자세로 위로하고자 한다.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전남대학교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재학 중. 일리아누드크로키전(교동아트센터), 남부워터칼라페스티벌(진주, 전주, 경주, 제주, 대구) 2015~2019, 전북수채화협회전(전주, 전북예술회관) 2013~2019, 물빛수채화 교류전 2015~2019(전주, 광주), 말레시아 IWS국제워터 칼라비엔날레전(White Box Publika), 터키안탈리아 3인전(Dialay Art Gallery) 등을 비롯하여 30여회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수채화협회, 물빛회 회원, 홈플러스 문화센터 출강, 문화예술지도사.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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