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차별 없는 평등평화 세상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림책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주인공 달이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그림책이다.

‘먼지차별’이라는 말이 있다. 먼지는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유해하며 치우지 않으면 바로 쌓인다. 먼지처럼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차별을 가리키는 말이다.

책 속에 나오는 달이의 모습은 우리 할머니들이 오랜 세월 겪어 온 이야기이며, 그 시대를 살아 낸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달이는 숲에서 가시덤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다람쥐를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달이는 아버지가 정해주는 이웃 마을 청년과 결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달이는 자신이 원하는 때에 맘에 드는 신랑감과 결혼하고 싶다. 달이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다람쥐와 함께 유쾌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

책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지적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모습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책의 면지에 여성 차별에 대한 속담과 일상 속에 거침없이 떠도는 차별에 대한 표현들을 빼곡하게 배치했다.

면지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차별에 대한 찜찜한 언어들이 먼지처럼 희미하게 차곡차곡 쌓여 있다. 면지 마지막 장에는 책을 다 읽고 ‘내 안에 쌓인 먼지 차별’을 속 시원하게 ‘탈탈 털어’낼 수 있도록 말풍선을 배치했다. 가족이 함께 읽고, 가정과 학교 또는 이웃이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먼지차별을 깨끗하게 탈탈 털어내는 고민을 나눌 수 있다.

또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면서 색깔로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된다. 이것은 오랜 세월 어른들이 ‘여자는 분홍색, 남자는 파랑색’으로 만들어진 ‘여아용, 남아용’ 용품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은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사람마다 기호 식품이 다르듯 선호하는 게 다르다.

그림책에 색을 입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목탄 그림으로 아이들에게 여백의 미와 다양하게 채색할 수 있는 상상의 공간을 선물했다. 목탄 그림의 굵고 대담한 선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힘차게 이끌어가는 달이의 모습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박예분 작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주위에 먼지차별이 쌓이지 않도록 바로바로 치워야 한다. 나, 가족, 이웃, 우리 사회에 만연한 먼지차별을 탈탈 털어내야 만이 어린이들이 편견과 차별 없는 사회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며 건강하게 자신의 꿈을 키우며 살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글을 쓴 박예분 작가는 전북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우석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아동문예문학상과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전북아동문학상,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수상했다.

그림을 그린 박성애는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만화창작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애니메이터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