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우리나라에서도 시작이 되었다. 캄캄한 코로나19의 길고 긴 터널을 뚫고 나가면 쨍하고 찬란한 태양과 만나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馬)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려가는 노정이다. /조정래<조정래의 시선>.

50년 동안 글을 쓰고 있는 소설가 조정래는 잠시도 쉬지 않습니다. ‘재능을 맹신하는 자가 받는 선물은 필패(必敗), 노력을 신봉하는 자가 받는 선물은 필승(必勝)’이라는 자신이 만든 잠언대로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달인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재능보다 노력을 신봉하는 것입니다. 롱런하는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40년이 넘게 만화를 그리고 있는 화백 허영만도 꾀부리지 않고 그립니다. ‘날고 긴다는 놈도 계속하는 놈은 못 당한다’는 자신의 좌우명대로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마흔 살이 넘어서도 현역으로 뛰었던 야구선수 이승엽도 쉬지 않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나이 먹었다고 훈련을 대충하는 건 내가 용서 못한다’는 자신의 다짐대로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인생은 팽이와 같다>는 박성철 작가의 글이 생각납니다. 아무리 잘 돌아가던 팽이라 할지라도 그냥 두면 금세 힘을 잃고 넘어지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느슨해지면 쓰러진다고 했습니다. 팽이가 힘이 빠져 넘어지려고 할 때 채찍질을 해주면 이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쓰라린 채찍질이 우리의 삶을 다시 춤출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어릴 때는 누군가 인생의 팽이를 돌려주었습니다. 팽이가 잘 돌도록 채찍질을 해주는 부모와 스승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팽이를 돌려줄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채찍질을 해줄 사람이 사라지면서 잘 돌아가던 인생의 팽이도 힘을 잃어갔습니다. 금세라도 쓰러질 듯 위태할 뿐입니다.

이제는 스스로 팽이를 돌려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인생의 팽이가 다시 돌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인생의 팽이가 오래오래 돌기 때문입니다.

끝없이 자기 자신에게 쓰라린 채찍질을 하는 것, 달인이 되게 하고, 롱런을 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약은 몸에 쓰지만 나의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채찍질은 나를 쓰라리게 하지만 나의 삶을 건강하게 합니다.

주사는 몸에 고통을 주지만 나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채찍질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나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스스로에게 채찍질하는 것, 잘 돌아가는 삶을 만드는 약이고, 쓰러지지 않는 삶을 만드는 주사이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만 해도 겨울철 놀이로는 팽이치기가 으뜸이었습니다. 끈이 달린 팽이채로 팽이를 친다. 팽이는 쳐야 돌지 잠깐만 내버려 두어도 쓰러져 버리고 만다.

팽이가 갈채를 받을 때는 아파하면서도 돌고 있을 때이지 누워 있을 때가 아니다. 팽이 윗부분에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서 돌리면 정말 멋이 있었습니다. 아픈 채찍 속에서 아름다운 율동이 창조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아픔과 고난을 거쳐서 아름다움과 갈채와 행복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감은 푸를 때 떫다가 홍시가 되어서는 달다고 합니다. 많이 떫을수록 홍시 때는 그만큼 답니다. 푸를 때 별로 떫지 않은 것은 익으면 아무 맛도 없게 됩니다.

또 떫은 감이 오래간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의 떫은맛을 많이 맛본 사람이 달콤하고 성숙한 인생이 됩니다.

인간이 사는 세상안에 고통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고통이 있으면 달게 받읍시다.아픔이 있으면 정면으로 받아들이자. 진통을 피할 것이 아니라 굳세게 겪어내 그 속에서 내일의 기쁨을 뽑아내자. 진통없이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습니다.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기쁨을 가져올 것이라는 소망을 간직하고 의연하게 아픔을 아파해야 할 것입니다.
/고강영 한국문인협회장수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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