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특별기힉전시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주목받았던 정읍시립미술관이 또 힌번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특별기획전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정읍에서 사랑에 빠지다’가 코로나 19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에만 344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6일 현재 모두 2200명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춘 방역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관람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총 관람객 가운데 타지에서 방문한 애호가 숫자가 1272명으로 정읍시민 928명보다 많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시관람이 유료라는 점이다.

관람료는 정읍시민 2,000원이지만 타지역 관람객은 5,000원이다. 전시 작품 수준을 고려할 때 1만원이 넘어야 하지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수준에서 결정했다.

또 전시 관람 외에도 정읍 지역을 더 돌아 볼 수 있는 패키지도 운영한다.  전라북도청 전북투어패스 사업단과 함께 추진한 전북투어패스 정읍시립미술관 특별전시권(A~C)이다. 미술관 관람권과 내장사(A), 관람권과 카페(B)권은 각각 6,000원이며, 관람권과 내장사, 카페 통합(C)권은 7,000원이다.

대부분 타지 관람객은 전주를 비롯해서  광주, 서울, 부산 등에 사는 사람들로 정읍의 문화예술 수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만들었다.

펜데믹 이전에 열린 2019년 ‘한국 근현대 명화전’에도 하루 평균 400명 꼴로 전시가 열리는 3개월간 3만 2589명이 다녀가 정읍의 예술수준을 널리 알린 바 있다.

20세기를 대표한 입체파(큐비즘)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를 만나는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정읍에서 사랑에 빠지다’는 피카소가 추구했던 새로운 조형 세계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3개 전시실에서 주제별로 진행된다.
제1전시실에서는 피카소의 판화와 도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은 ‘여인의 얼굴 시리즈’다. 2차원 회화를 여러 시점으로 표현 한 일은 당시에 혁명적이었다. 피카소가 왜 입체파의 거장이라는 평가를 받는지 증명하는 작품이다.

이어 너무나 유명한 ‘일제의 여인은’은 모두 4장의 시리즈가 준비가 돼 있다. 여러 장을 찍는 판화가 아니라 판화 1, 2, 3, 4판 연속 변화하는 제작 기법은 피카소의 천재적 재능을 잘 설명하고 있다.

또 피카소가 말년에 집중했던 입체 도자도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준다. 스페인 투우 시리즈와 플레이트 작품, 은세공 기술을 넘나드는 접시 등 피카소의 작업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부엉이를 주제로 한 그의 유명한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그의 도자 작품은 실험이 아니라 새로운 조형 세계에 흥미를 보이는 창조적인 작업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제2 전시실에서는 피카소와 함께 입체주의를 창안한 브라크,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초현실주의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와 호안 미로,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 앵포르멜을 대표하는 장 포트리에와 그의 영향을 받은 장 뒤뷔페, 야수파를 이끌었던 모리스 드 블라맹크, 그리고 무한한 공간의 예술가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까지 이름만으로도 예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제3전시실에서는 사진작가 앙드레 빌레르가 촬영한 피카소의 사진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들을 재해석하는 국내 작가들의 미디어 작품과 AI를 활용한 체험 콘텐츠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 장승효 작가는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인 브라크의 큐비즘과 달리의 초현실주의 등을 21세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영상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하준수 작가는 AI를 활용하여 피카소의 화풍으로 시민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달 18일 개막한 전시는 5월 16일까지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
강미미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20세기 최고의 화가 피카소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로, 피카소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동시대를 살았던 조르주 브라크,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장 포트리에, 살바도르 달리 등 20세기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며 “많은 정읍 시민과 미술애호가들이 전시와 정읍을 함께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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