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등대미술관(관장 최미남)은 2021년 두 번째 기획전으로 이종기 초대전을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동서양의 문화 혼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팝아트적 요소로 대중들에게 호감과 공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종기 작가의 회화 작품 30여점으로 구성되었다.

이종기 작가의 작품 속에 친근하게 내제되어있는 동서양의 하모니는 빠르게 격변하는 시대를 살며 평범한 삶이 오랜 과거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과 경쾌한 위안의 시간을 제공한다.

섬세한 묘사와 팝아트적 요소로 대중적 공감능력이 탁월한 이종기 작가의 건축 모티브는 수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회동 한옥마을에서 한옥을 복원해 살던 그는 젊은이들과 종종 마주하며 건축물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가 어떻게 진화해 왔고, 발전에 따른 변화에 대해 간접화법으로 발현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나라 도시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관광 랜드마크와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건축물에 슈퍼맨과 심슨가족을 소환하여 문화 대립이라는 이질감과 마주하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실적 묘사와 몽환적인 색채감의 독특한 구현은 건축물의 섬세한 묘사와 대조를 이루며, 과감한 배경 생략으로 활기를 불어 넣고, 하늘과 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색채 균형은 건축물과 캐릭터를 동시에 극대화시키고 있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작가의 작품 소재의 스펙트럼은 전시를 개최하는 도시와 공간으로 확대되어 지역민들에게 관람의 즐거움과 자부심을 고취하게 한다.

그 예로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은 산속등대 연작에서 잘 드러난다. 산속등대의 상징인 빨간 등대와 흰수염고래에 슈퍼맨이 등장하고, 야외공연장에서 버스킹하고 있는 심슨가족의 유쾌한 모습에서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테마로, 그림 속에 그림이 들어간 형국을 띄고 있는 Enchanted White는 한국의 청화백자 문화재에 심슨을 소환하였고, 운무 연작은 한국의 대표 산하에 슈퍼 히어로를 등장시켜 형상보다는 정신을 중요시여기는 한국의 정신사상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미남 관장은 “이번 전시가 주는 의미는 감상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작품의 공감에 있다. 이종기 작가의 유쾌한 작품이 주는 선하고 좋은 영향력이 많은 분들에게 위안과 위로가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종기는 단국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20회, 수십차례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디자인 진흥원장상, 통상산업부 SUPER DESIGN상, 통상산업부 GOOD DESIGN상 등을 수상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