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택구가 6일부터 11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서 열두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 자리는 ‘회화 작품으로 만나는 산성마을’을 테마로 관람객을 만난다.

이택구가 낫으로 가늘고 긴 낭창낭창한 왕죽을 한웅큼 베어 왔다.

이 봄날, 합죽선에 돌 하나 올리고, 별 하나 얹고, 바람 하나 얹고, 시 한 편 얹고, 그 위에 인고의 땀방울을 떨어뜨려 소망의 돌탑 하나를 촘촘하게 쌓아 당신에게 ‘진경산수 편지’를 띄운다.

작가는 전시 소개 작품을 진경산수라고 했다.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작가 나름대로 재해석한 가운데 개발한 조형언어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진경산수화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재해석한 것.

서문암지에서 전주시가 보이는 정경은 50호 크기를 자랑하면서 이 전시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표작의 하나다.

작품은 탄화목에 조각칼 등 각종 도구로 형상을 파내는 일로부터 비롯된다.

이어 우레탄을 부어 모형을 뜬 후, 전주한지 죽에 물풀을 섞어 건조해 각각의 작품을 완성한다.

때문에 탄화목 바로 그 자체도 작품이거니와 한지죽으로 만든 것도 또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한다.

전주 남고산 자락에 자리잡은 산성마을의 역사가 화폭에 그대로 담긴 전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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