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올해 ‘주민이 주도하는 행복한 마을 만들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올 한해 동안 지역에서 노력할 9개동의 마을계획 실행동을 선정하면서 2021년도 사업의 본격 시동을 알리면서다.
지난 2015년 시작된 ‘주민주도 마을 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이 직접 마을조사를 통해 지역문제를 파악하는 마을계획 수립사업과 문제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마을계획 실행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작년까지 모두 15개동이 마을계획 수립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9개동이 올해 마을계획 실행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9개 실행동 주민과 행정이 ‘맞손’
올해 선정된 실행동은 풍남동, 노송동, 완산동, 동서학동,서서학동, 서신동,인후2동, 덕진동, 금암2동 등 총 9개 동이다. 이들 지역에는 각 동별로 500만원에서 2천만원까지의 사업비가 지원돼 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이 동참하는 마을 만들기에 나서게 된다.

주요 사업을 살펴보면 △풍남동-마을동화책 및 전자동화책 제작 배포 △노송동- 천사마을 스토리 경관 조성 △완산동- 완산공원 철쭉정원 조성 △동서학동- 산성천 주변 정화활동 및 불우이웃 집수리사업을 위한 마을관리 공동체 육성 등이다.
또 △서서학동- 예술인과 연계한 문화관광지 이야기책 발간 △서신동- 둘레길 정비 및 주민 문화프로그램 운영 △인후2동- 달콤한 마을 축제와 북사랑방 운영 △덕진동- 가련산 꽃동산 조성 △금암2동- 주민들의 거북바우로 주차장의 주차계도 사업과 환경정비를 진행하게 된다.

▲‘원도심 활력 우리가 앞장’… 풍남동
원도심의 대표격인 풍남동은 2015년 마을계획수립사업에 선정돼 올해까지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주민 한옥마을투어, 한옥마을 이동관광 안내원, 한옥을 중심으로 한 체험문화상품 개발, 지역의 잊혀지고 있는 역사 찾기 등 다양한 논의와 실험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과거와 현재 잇기 첫 번째 시리즈인 ‘구름다리 건너 한벽당’이 출간돼 마을동화 이야기 만들기의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활동에 자신감을 얻어 2018년에는 전문적으로 마을동화를 만들어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고 이어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3회에 걸친 현장탐방, 전문 글쓰기 수강 등 다양한 노력을 바탕으로 승암, 옥류, 자만, 쌍샘마을을 배경으로 ‘승암산 올빼미’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활동을 발판삼아 잊혀진 추억살리기 활동에 집중, 2019년에는 과거와 현재 잇기의 3번째 시리즈인 ‘내 비밀은 이거야’를 출간해 양사재~경기전을 배경으로 하는 마을동화를 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의 아름다운 삽화를 곁들여 출간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얼굴 없는 천사의 마음을 오롯이’… 노송동
노송동은 얼굴 없는 천사와 그 이야기들로 많은 사업들을 발굴했다. 2017년 마을계획수립사업을 진행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 노송동 마을계획추진단은 20여년간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 ‘노송동의 천사’를 기억하기 위해 마을 전신주를 활용한 이미지 월 캠페인을 전개했다.

각 전신주에 천사이미지 디자인을 새겼고, 남북로마트 기자촌 은정슈퍼, 노송동 주민센터, 만민마트에 마을 등에 택배보관함을 만들어 제작·배포해 택배 분실을 예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천사저금통을 제작해 주민센터, 공공기관 등에 전달해 천사성금 등을 모아 기탁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2019년에는 홀몸 어르신, 불우한 이웃 등에게 김치 나눔을 통해 사랑을 전파했고, 김치 담그기 시식회, 김치요리법 책자 등을 발간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마을계획추진단의 마을목공소에서 특색 있는 우편함 및 문패만들기 사업을 진행한데 이어 마을공방에서 천연염색 소품 등을 제작해 나눔 판매하는 등 공동체 회원들이 힘을 모아 ‘천사마을 이미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고고하게 흐르는 산성천과 함께’… 동서학동
전주에는 산성천이 있다. 동서학동 남고산성에서 발원해 전주천으로 흘러가는 연장 2㎞다.

산성천은 동서학동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흘러온 하천으로 동서학동 마을계획추진단 활동의 대부분은 이 하천과 궤를 같이 해왔다.
산성천 주변을 단장해 시나브로 길을 조성해 시나브로 길 걷기 활동을 통해 토박이에게는 추억을, 어린 세대에게는 호기심과 마을의 유래를 알게 하는 활동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산성천 일대의 동서학동을 ‘두루미마을’ 이라는 고유명사를 부여해 남녀노소를 위한 문화공연, 시화 전시회 등을 열어 마을 주민들에게 연대감을 부여하고 있다.
작년에도 산성천 주변 쓰레기 치우기, 수목 정리 등의 활동을 진행했고, 나아가 산성천 주변의 공원을 조성하는 등 산성천 가꾸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거북바우로 특징을 한 껏 살려’… 금암2동
전주시에는 ‘거북바우로’라는 낯설지만 특이한 도로명이 있다. 전주시 한 복판에 위치한 이 도로는 거북바위라는 지역의 명소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이 거북바위를 소재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금암2동이다.
2019년 마을계획추진단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 금암2동은 거북이 마을캐릭터를 개발해 문패, 마을 이정표, 에코백 등을 제작하였고 이러한 캐릭터를 마을 주민들에게 적극 홍보하여 마을 환경 개선사업에 힘쓰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역량이 강화된 마을계획추진단은 국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예비사업’ 등 다양한 부처의 공모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나아가 서서학동, 금암1동, 노송동은 2020년도 도시재생 예비사업에 선정돼 다양하고 규모가 큰 마을 사업을 함께 추진 중에 있다.
정상택 시 사회연대지원단장은 “원도심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점점 발전해 전주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나눔과 호혜로 사랑이 넘치고, 생기 넘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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