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8시 49분쯤 전라남도 진도군을 지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배에 탄 고등학생과 선생님, 화물 트럭 기사 등 승객들은 침몰 중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 혼돈에 빠졌다. 해경 123정이 9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하지만,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하거나 승객에 탈출 지시를 하지 않았다. 대신 선장과 일부 선원들만 태운 채 현장을 떠났다. 이후 민간 선박이 나서 172명을 겨우 구조했고, 배는 가라앉아 304명이 희생됐다. 국가적 재난에 국민들이 가슴 아파 추모했으며, 잘못된 조치 등을 계기로 대통령이 탄핵됐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원인을 모르고 있다. 세월호가 왜 기울었는지, 승객을 왜 대기시켰는지, 해경은 퇴선 지시를 왜 하지 않았는지 등이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7년간 유가족들은 정신과 몸이 피폐해졌고, 가정이 파탄 났다.

그동안 해경의 구조 책임이나, 언론사의 전원 구조 오보 등 17가지 의혹은 대부분 무죄나 혐의 없음을 받았다. 한편으로 정부가 생존자에게 배상금과 위자료를 지급했으나, 그 정도로는 생계를 해결하거나 후유장애를 치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구조 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 문제도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생존자들은 7주기를 앞두고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많은 전문가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 등에 빗대는 건 크게 잘못됐다고 말한다. 배가 기운 것 자체는 단순 사고일수 있다. 하지만 선원들이 승객에게 대피하라고 전하지 않은 것이나, 해경이 제대로 구조하지 않은 것, 이후 세월호 사건을 둘러싸고 조사나 인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등 시스템이 무너지는 사태가 이어졌다. 이에 세월호 참사는 사회적 참사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작년 12월 활동 기간이 끝나 종료될 뻔했다가, 개정안이 통과되며 2022년 6월까지 조사 기간이 늘었다. 그러나 기간 안에 모든 의혹이 풀릴지 의문스럽다.

세월호에는 나와 내 가족이 타고 있었을 수도 있다. 다시 사고가 났는데 대기하라거나, 정부가 구조에 나서지 않거나, 일부 인원만 빼내서 탈출한다면, 과연 우리가 이 나라에서 살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의 시스템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그럼에도 다시 시스템을 안전하게 복원하려면, 시스템 참사를 규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한 후, 비슷한 원인들이 다시는 등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세월호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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