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춘 변호사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지 꼭 1년여가 지났다. 그러나 전주을 지역은 아직도 지난 선거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대립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이런 문제를 야기 시킨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의심되는 혐의는 검찰수사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나 이미 전주시의 품격과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고 시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더 이상 이런 구태정치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시민들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일찍이 맹자는 진심상(盡心上)에서“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선(善)을 행하는 자는 순임금의 무리”라고 했다. 공직을 수행하는 자의 본분은 국민의 삶과 공동체의 발전을 이롭게 하는 이타적 행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유권자 뜻을 대표자에게 위임한 대의정치체제에서 선출직공직자는 자신의 이익을 쫓기보다 이타적이고 겸허한 자세로 주민의 삶과 공동체 발전에 헌신해야한다. 자기 이익을 탐하고 재물에 집착하는 이가 이타성과 헌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공동체의 이익을 대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며 선출직공직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본다. 사람은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에 배치되는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자기이익에 집착하는 사람이 공동체 이익을 대변하려 한다면 위선적인 행동과 결과가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도의에 반하는 군주에 대한 역성혁명을 주창했던 맹자는“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이익을 추구하는 자는 도척의 무리”라고 일갈했다.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지키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무리들의 위험성을 경고한 말로 들린다. 공직이 사적이익을 추구하거나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경우 위험과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고 말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의 이익에 지극히 집착하는 사람에게 국가공동체를 맡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커다란 위험과 폐해를 직접 겪고 목도해왔다. 이제 그런 폐해가 반복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이런 무리들에게 우리사회와 지역을 맡겨 망가뜨리게 내버려둘 수 없다. 이는 단순히 현세대만의 피해로 그칠 일이 아니다. 무관심과 관성적 태도로 구태정치가 반복된다면 우리 미래세대에게도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는 일이며 전라북도 발전과 시민의 기대에 역행하는 퇴행적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구태정치의 굴레에 종속되어 새로운 시대의 출현을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낙후된 전북에 새로운 희망과 새 시대의 비전을 불어넣을 신선한 공기의 유입과 수혈이 필요하다. 아무런 비전도 대안도 없이 자기들끼리 패거리 정치, 제 식구 감싸기, 내로남불이 횡행하는 구태정치가 더 이상 발붙이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전주시의 품격과 유권자 수준에 맞는 정치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분열과 불신을 조장하며 민의를 무시하는 야합의 정치, 전리품처럼 이익을 배당하는 그들만의 패거리 정치 같이 새 시대의 물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구태정치를 그냥 내버려 두어선 안 된다. 구태정치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우리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공학으로 작동되는 구태정치는 폐기되어 마땅하고 구태를 반복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퇴출되어야한다. 구태정치는 전주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시민의 의식수준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발전과 미래를 가로막고 있는 구태정치, 이제 손절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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