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A(전주·32)씨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원하던 기업의 채용인원이 줄어들자, 공무원시험 준비로 전환했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전북지방공무원임용시험 응시자 경쟁률을 확인하고 좌절했다.

9급 일반행정을 준비하던 A씨는 행정직이든 기술직이든 해가 갈수록 공무원에 도전하는 응시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공무원 수험생들이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시험장 결시율이 낮아 합격 희망이 없다는 우울한 후기들을 봤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 대란이 이어지면서 안정적 직업인 공무원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국 17개 시도에서 진행한 ’2021년 8·9급 공개경쟁 임용시험‘에서 9급 공채 응시자 평균 경쟁률이 10.3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지방공무원임용시험 원서접수 경쟁률도 9.1대 1를 보였다. 전체 선발인원은 1320명인데, 원서접수 인원이 1만 2067명에 달한 셈이다.

8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실제 임용시험을 치르기 위해 현장에 온 응시자는 9451명(가집계)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시군별로 살펴보면 행정 9급(일반행정) 경쟁률은 전라북도가 14.3대1, 전주시 23.9대 1로 집계됐다.

사회복지 9급의 경우 전라북도 경쟁률이 45대1, 군산시 20.3대1, 전주시 14.4대 1을 보였다. 517명을 선발하는 행정 직군에 5466명이 지원했고, 98명을 선발하는 보건직군에는 1139명이나 지원했다.

이처럼 공무원시험 응시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온라인과 비대면 영역이 커지고, 4차 산업혁명까지 맞물리면서 기업에서는 사람을 채용할 이유가 적어졌다.

반면 코로나 사태로 실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공공부문 고용 확대를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연간 약 30만 명에 가까운 수험생들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하고 있는데, 합격자는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다 다른 직장은 구해보지도 못한채 삶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뒤따르더라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년들에게 주어지는 취업 기회가 매우 적어, 공무원만이 살길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이미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전대성 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2~30대에게 공무원은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잡혀 있다"며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워라밸도 가능하기 때문에 공무원의 인기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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