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홍재 스무번째 개인전 ‘심홍재의 劃의 記錄’이 13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열린다.

획(劃)은 시간을 담아 놓은 일기처럼 작업할 때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이나 기분의 농도까지 담겨 기록으로 남게 된다.

작가는 이전 퍼포먼스 작품에서 주술적 의미의 작품들을 선보여 왔고 그 작업의 연장선에서 이번 ‘획의 기록’을 이해해야 한다.

자개농을 이용하여 오려내는 기법과 나무판에 음각으로 새기여 두꺼운 한지로 눌러 찍어내는 케스팅 기법, 철판을 따내는 기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기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간단히 넘볼 수 있는 것이 아닌 사실 어느 정도 정성을 기울이고 형태와 재질감에 대해 관심 범주 안에 있어야 가능한 작업이다.

이러한 획(劃) 작업의 선들의 조합은 초창기 죽부인의 외관을 차용하다가 지금은 그 틀을 벗어나 단순화된 획으로 선(禪)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을 꿈꾸는 작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획 작업은 베개시리즈 작업의 소재에 대한 전환으로 또 다른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표현하는데도 전통미와 투박함 보다 모던함을 느낄 수 있게 하였으며 작업에 입체감과 볼륨감을 부여 하여 평면회화의 단조로움을 피하려 했다.

이번 작업들은 획 작업한 것을 자개농에 붙여 오려서 사포와 색 먹임 작업을 몇 차례 한 후 자개농의 자잘한 장식적 디테일을 활용하여 선 위주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일반회화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자개농 광택의 표면 효과까지 재료의 감각적 배합을 통한 부가가치를 형성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과거에 자개농을 만든 장인의 혼을 나의 획 작업과 연결하여 온고지신의 의미를 더하려 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모두가 화합으로 상생하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 미술협회원. 평화통일 대한민국 ‘동방으로부터’ 여정 단장. 제1회 부산항 국제퍼포먼스아트페스티벌 총감독 역임. 다원예술축제 ‘수리수리, 전주’ 집행위원장. 전주국제행위예술제 운영위원장.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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