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정모(30)씨는 최근 무더운 날씨로 며칠째 잠을 설쳤다. 창문을 연 채 선풍기를 틀어보기도 하고, 약하게나마 에어컨을 켜보며 어떻게든 견뎌보려 한 지 벌써 일주일째. 하지만 야밤까지 남아있던 열기가 간밤 모기소리처럼 맴돌며 괴롭히는 통에 깊은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정 씨는 “자다 깨다를 며칠씩 계속하고 있으니 정말 죽을 맛”이라며 “아침이 되면 너무 피곤해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 에어컨을 켠 채 밤을 나고 있는 것은 김모(23·효자동)씨 상황도 마찬가지다. 창문을 열면 후텁지근한 공기가 들어오는 탓에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진 지도 오래다보니 다음 달 전기요금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김 씨의 에어컨 사랑(?)은 갈라놓을 수 없다.

김 씨는 “창문을 열고 자더라도 식지 않은 밤공기가 들어오면 오히려 잠을 설쳐 어쩔 수 없다”며 “에어컨을 끄면 30분도 안돼 실내온도가 27도를 오르내릴 정도”라고 토로했다.

 

불볕더위가 지속되며 잠 못 이루는 시민들의 고충도 더해지고 있다.

27일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19일간 전북 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여름이 전부 지나진 않았지만, 평소에 비해 긴 폭염일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기상지청의 설명이다.

전북지역에는 당분간 낮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매우 덥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을 것으로 기상지청은 내다봤다.

전북지역 내 기온측정지점에서 열대야가 관측된 것은 지난 11일부터 5일간에 불과하지만, 도심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체감온도는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이 같은 폭염은 내달 중순께까지 예보되고 있어 열대야와 시민들 간 지난한 싸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이나 외출, 도는 여름철 가장 무더운 시간인 14~17시 사이 실외 작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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