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에 남은 항일독립운동 역사를 잊고 있었다”

전북지역 곳곳에 구국항쟁의 뜻을 기리고 해방의 기쁨을 나타낸 역사와 증거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순창군 소재 순창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해방기념’이라고 똑똑히 박인 기념비와 함께 옆에는 웅장한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둘레 1m 20cm에 높이는 10m를 훨씬 넘어 든든한 모습이다.
  비석에 쓰인 말 그대로 일제로부터 민족의 해방을 기념하며 세운 ‘해방소나무’다.
  순창에는 이 같은 ‘해방소나무’가 3곳에 무려 10그루가 존재한다.
  순창초등학교(1그루), 인계초등학교(1그루), 적성초등학교(8그루)가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해방소나무가 식재된 이유나 배경 등을 설명하는 표지판도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어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곳의 학교 모두 식재된 나무를 재산상 인정할 뿐, 해방 소나무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표지판을 세워 알리거나 안전 울타리를 치는 등의 대우가 없어 당시 ‘해방의 기쁨’이라는 의미를 담아 심은 나무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반면, 해방소나무가 처음 알려진 대구에서는 보호수로 지정, 매년 광복절마다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두 번째 알려진 대전에서는 광복기념 식재수를 영송정으로 지정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광자원과 연계해 그 의의를 방문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진안군에도 조선 건국의 정신과 구한말 구국 항쟁의 뜻을 기리는 문화재가 자리 잡고 있지만, 무관심 속에 잊혀가고 있다.
  마이산 도립공원 남쪽 입구 좌측에 덩그러니 자리한 ‘이산묘(전라북도 기념물 제120호)’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우국지사 송병선(1836~1905년)선생과 의병장 최익현(1833~1906년) 선생의 애국충정을 이어가고자 건립한 사당이다.
  이산묘는 단군, 태조 이성계, 세종, 고종을 비롯해 을사년 이후 순국한 의사·열사 및 조선의 명현 약 80위를 배향한 국내 최대 사당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이산 도립공원을 찾으면서 이곳은 무심코 지나쳐버린다.
  일제강점기 전북과 진안 일대의 항일운동 거점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이산묘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하미수 기자·misu7765@ 박은기자·parkeun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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