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년 사이 시리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럽으로 난민이 쏟아져 들어왔다. 난민을 가득 태운 배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가 가라앉아 한꺼번에 수백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EU 회원국은 결국 난민을 100만 명 이상 받아들였는데, 따뜻하게 환영해 준 사람도 많지만 불만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난민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문화적으로 잘 섞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유럽 여기저기서 난민 문제가 선거 이슈로 떠올랐고, 극우 정치인들이 난민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기도 했다. EU는 이후 난민이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 국경 경비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 그리스 등이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돌려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EU에 요청했다. 원래 이들 나라들도 이 사람들을 당분간 돌려보내지 않으려 했다. 이들을 돌려보낼 경우 목숨을 잃거나 테러 단체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주 수만 명이 아프간을 떠나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가 추방을 멈출 경우 더 많은 아프간 사람들이 EU로 오려고 할까 봐 걱정이다.
아프가니스탄 남쪽은 파키스탄, 서쪽에는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파키스탄은 난민을 막으려고 국경에 군인을 보냈다. 이란은 터키를 넘어 탈출하려는 코스지만, 터키 경찰은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아프가니스탄 난민 유입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 유럽처럼 수백만 명 이상의 난민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없다. 우리는 단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도와온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 400여 명을 데려오기로 했다. 우리 군 수송기 3대가 현지로 급파돼 이송 작전을 성공시킨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은 실권을 장악한 탈레반의 보복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정부가 이들을 데려오는 것은 최소한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는 것이다. 우리와 인연을 맺고 현지에서 우리를 도와줬던 그들이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는데, 이를 모른채 한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일원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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