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군산대 산단 석좌교수(전 전북대 총장)

코로나 비상시국에 ‘고용재난지역’인 군산시가 군산대학교 문제로 비상이다. 교육부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 발표에서 일반재정지원 대학에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결과대로 확정되면 군산대는 앞으로 3년 동안 국가의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고 해마다 40억 원에 이르는 재정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실 여기에는 정량평가에서 거의 만점을 받았음에도 평가위원의 주관이 개입되는 정성평가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는 군산대가 대학과 지역, 국가발전을 위해 기여한 그간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지역과 지역대학을 살려야 한다는 전체적인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된다.

군산은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2018년 5월 한국GM 군산공장이 잇따라 폐쇄되는 등 지역경제가 아주 어렵게 됐다. 정부는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해 군산을 ‘고용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군산 지역경제를 살리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진단 가결과대로 확정될 경우 범정부적인 군산 살리기가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문제가 된 정성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교과과정 운영 및 개선, 학생학습역량 지원, 진로-심리상담지원, 취-창업 지원 부문에서 군산대가 너무 터무니없는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선 군산대는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영역과 관련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새로운 사회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교양학부와 유망 분야 공유·융합 전공, 그리고 이를 관장하는 미래창의학부를 신설했다. 또한 우수고등인력을 선발해 지원하는 BK21사업(두뇌한국21)과 교육부의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대학혁신 지원사업, LINC+사업 등 국가사업을 통해서도 학생학습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군산대는 진로·취업·창업부문 등의 지원교육에 전국 어느 대학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창업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또한 ‘군산강소연구개발특구 기술핵심대학’으로서 친환경전기차 분야와 대형풍력터빈 해상 실증센터 조성사업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군산대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학가에 흔하게 발생하는 각종 비리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적이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3년간 졸업생 취업률은 62.6%로 호남제주권 지역국립대 중에 2위이다.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은 95.4%, 재학생 충원율 96%, 전임교원 확보율 98.3%, 1인당 교육비 1649만원으로 거점국립대학 수준에 이른다. 교육비 환원율도 485%로 호남제주권 전체대학 평균 2배에 이른다. 한마디로 군산대는 타대학의 모범이 되는 대학으로서 특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교육을 통해 전라북도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교육입도론(敎育立道論),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자는 교육입국론(敎育立國論)을 주장한 바 있다. 군산대의 그간의 노력들은 필자의 생각과 그 괘를 같이 하고 있다. 교육부는 공정한 재평가를 통해 군산대가 새만금시대, 서해안시대의 중추적 고등교육 연구기관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고용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군산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전북도민과 정치권의 많은 관심과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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