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축제와 행사가 대폭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울한 가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재확산 방지를 위해선 당연한 선택이지만, 답답함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당장 9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김제문화재야행은 당초 3일과 4일 이틀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전주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거리두기도 4단계로 격상하면서 결국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게 됐다. 

김제를 비롯해 전주, 군산, 남원, 익산, 고창 등 야행을 추진하고 있는 6개 시군 가운데 전주, 남원, 고창은 향후 상황을 보고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군산은 9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익산은 비대면(온라인) 행사로 바꿨다. 

문화재 야행은 지역문화재를 활용한 야간형 문화향유 프로그램으로, 스토리텔러가 현장에서 지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목적을 갖고 있다. 

시·군 대표축제들도 서둘러 비대면(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31일 전북도에 따르면 완주와일드앤로컬푸드축제, 진안홍삼축제, 임실N치즈축제, 순창 장류축제, 고창모양성제 등 지역 대표축제들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오프라인 행사를 줄이고 비대면(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체육행사도 잠정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 

9월~10월까지 도내에서 총 13개 체육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제127주년 정읍동학농민혁명기념 정읍동학마라톤대회 ▲제15회 전국의암주논개기 게이트볼대회 ▲임실N치즈축제기념 전국남여궁도대회 ▲제19회 조남철국수배 전국학생바둑대회가 취소됐다. 

또 제6회 임실N치즈배 전국배드민턴대회와 2021 생활체육양궁대회는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외에도 2021 전주월드인라인마라톤대회와 제22회 이창호배 전국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개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심지어 전라북도 가을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정읍 구절초 축제는 2년 연속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9년 입장료 수익만 5억 7500만원(약 30만 4000명 방문)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 높은 축제지만, 현 상황에서는 개최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절초 축제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절초 축제를 찾는 주요 관광객들이 전주와 광주에 몰려있는데, 현재 전주시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됐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도 커 현실적으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절초 축제에 참여하는 업체가 100여곳 정도 되는데, 축제 취소로 소득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 정읍시에 따르면 2019년 정읍구절초축제의 경제유발효과는 약 1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축제 대신 온라인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축제 취소가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만큼 농산물 판로 확보나 지역 농산물 홈페이지를 통한 특가 행사 등을 활용해 숨구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전북도 관계자는 “시군 대표축제의 경우 대면이 아닌 비대면 행사라도 진행하라고 컨설팅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군에서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의 선택에 맡긴다”며 “특산물 온라인 실시간 판매코너 등을 추진해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온라인 판매처 확보 등에 대한 후속 조치는 계획된 게 없다”고 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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