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역과 터미널의 더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절실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6일 전주역에서 한 이용객이 열차를 타기 위해 열체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뛰어 들어가고 있지만 제재하는 사람이 없다. /장태엽기자·mode70@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역 관문인 전주역과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등 교통시설의 코로나19 방역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6월 배치인력 철수 이후 감시 인력 없이 열화상 카메라만 운용되는 상황 가운데, 추석 연휴가 2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다.
6일 오전 찾은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버스 승·하차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했지만 방역 관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방역을 위해 비치된 물품은 터미널 입구 근처에 놓인 열화상카메라 단 1대 뿐이었다.
그마저도 지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대다수 방문객은 이 카메라가 있는 줄 모르는건지 무심코 지나쳐버리기 일쑤였다.
이날 기자가 인근에서 대기한 약 30여 분 동안 터미널에는 1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오갔다. 이 가운데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사람은 단 3명에 불과했다. 발열 체크를 안내하는 기기의 목소리만 이따금 터미널 내에 공허하게 울려 퍼질 따름이었다.
이날 터미널을 찾은 김모(26)씨는 “여기 카메라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아무도 쓰지 않는 카메라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추석 때에도 버스를 타고 이동할 텐데,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도 이대로일까 봐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인근에 위치한 전주고속버스터미널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합실 중앙에 ‘체온측정기’라는 말과 함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있었지만, 표를 구매하거나 인근을 오가는 사람들 가운데 이를 이용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전주역도 마찬가지다.
승차장으로 통하는 출입구 앞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있었지만, 역시 제재하는 이가 없어 이를 통과하는 시민 절반 가량은 이를 이용하지 않은 채 스쳐 지나가기만 반복했다.
이 모습을 본 정모(42)씨는 “이런 모습이 명절까지 계속된다면 거리두기 단계를 높인다거나 하는 게 무슨 소용일까 싶다”며 “평소야 다소 한산하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명절에는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오니만큼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년간 터미널과 역 등지에 배치돼있던 인력들은 업무부담과 인력문제 등으로 인해 지난 6월부터 철수한 상태다. 각 시설별로 수립된 방역수칙이 이미 있어 별도 인력투입 없이도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추석 명절 방역 대책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별도로 명절 기간에 따로 인력을 배치할 계획은 없다”며 “각 시설의 방역관리자들에게 연락해 명절기간에는 보다 신중하고 세밀하게 점검이나 지도를 해달라고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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