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 나가는 TV프로그램 중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제목의 다큐가 있다. 도시와는 멀리 떨어진 조용한 산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문명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않으며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세상과 절연하다시피 하는 삶 이야기에 사람들은 왠지 위로를 받고 그런 생활을 동경하는 심리가 된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녹색 갈증’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바이오필리아’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를 번역하면 ‘자연애(愛)’ 정도가 된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진화를 해오면서 자연을 좋아하고 또 그 속에 살고 싶어 하는 유전자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윌슨은 인간이 선호하는 최적의 조건으로 아프리카 사바나처럼 넓고 동식물이 많은데다 어느 정도의 질서를 갖춘 곳을 든다.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 바로 치유농업이다.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농업과 농촌 자원을 활용,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선진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 치유농업이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유럽에만 3000개 이상의 치유농장이 운영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 단계에 들었는데 그 부가가치가 2017년 기준 대략 3조7000억 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주로 농촌 체험이나 그를 통한 학습 효과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침 익산시 의회에서 관련 조례가 마련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1일 임시회에서 한동연 의원이 치유농업의 활성화와 시민의 건강증진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를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치유농업의 기본계획 수립 및 시행, 치유농업 협의회 설치, 치유농업 육성 지원 등이다.

앞서 보았듯 인간은 ‘녹색 갈증’이 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가 치유농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편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가 그 사실을 웅변한다. 사람들은 그래서 청정한 자연에 안기고자 하는 꿈을 꾼다. 치유농업의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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