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유남천-그때는 그랬다

판화가 유대수의 열다섯 번째 개인전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2층에서 9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다. 

'몽유남천'을 주요 테마로 삼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40점을 포함해 지난 '숲' 시리즈 등 100점에 이르는 목판화 작품을 선보인다. 

소리전당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초대된 이번 전시는 지역 미술계에 보기 드문 중·대형 목판화 창작품으로 구성됐다. 

얼핏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화면에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을 수행적 태도로 형상화한 심상 풍경이 담겨있다. 

'몽유남천'은 조선 전기,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모습을 3일만에 그렸다는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차용한 것이다. 

작가의 생활터이자 작업 공간이 있는 전주 남천 일대를 거닐며 마주친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 예술 정신과 삶의 현실성에 대한 사색을 교차 연결 짓는 자아 성찰의 과정을 상징하고 있다. 

이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자연세계의 무한지경과 인간적 삶의 현재성을 뒤섞어 통찰하고 잇는 유대수 화면은 일종의 선禪적인 요소로 자아와 세계의 통일, 물아일여物我一如의 깨달음과 같은 상태를 간구하는 것으로 현대적 ‘인문산수’라 부를 만한 독특한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전 '숲' 시리즈에 이어 무수히 반복되는 세밀한 판각과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필획으로 채워졌다. 

이번 전시는 끊어질 듯 이어지고, 복잡한 듯 단순하며 가득 차 보이지만 무한한 미지의 공간을 연상시키는 대형 목판화 작품들 앞에서 단독자로서 인간과 사회, 삶의 존재 의미를 함께 탐색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유대수 판화가는 전주에서 출생해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전북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전주서신갤러리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자로 활동했으며 15회 개인전을 열고 80여 회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남천변에 ‘대수공방’을 열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소리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유대수 목판화 초대전 '몽유남천'은 소리전당 전시장 2층에서 진행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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