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진단한 만큼, 다음 달 회의에서는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까지 고려해 기준금리를 0.25%p 더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경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석유류 제외)율은 대체로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통위는 종합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금통위는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3월과 5월 두 차례 인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1.25%→0.5%)까지 낮췄다가 지난 8월 26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다.하지만 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코로나 4차 유행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안과 변동성이 매우 커진 증시 등을 고려해 일단 다음 달 회의까지 추가 인상을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백지숙기자·jsbaek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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