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 대상(옹골진상) 영화 희수 감정원 감독, 박영완 집행위원장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가 지난 1일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독립영화 정신이 돋보이는 수상작들의 면모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전북독립영화제 본상 대상(옹골진상)을 수상한 감정원 감독의 영화 '희수'는 대구 염색공단에서 일하는 청년 여성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목적지 없는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소외된 노동자의 외로움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 희수는 "삶과 죽음, 노동에 대해 사유"하고 "은유의 카메라를 통해 근래 보기 드문 형식의 극영화"라는 심사평처럼 말이 아닌 행위, 현장의 감성과 상상을 통해 시적인 감성을 표현,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일상과 노동 속의 예술을 기록하며 삶과 예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김새봄 감독의 영화 '작은새와 돼지씨'가 우수상(다부진상)을 받았다. 

'작은새와 돼지씨'는 김새봄 감독의 부모님인 김춘나와 김종석의 삶과 꿈, 예술에 관한 이야기로 "소비되는 예술이 아닌 삶이 되는 예술, 예술이 되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KT&G 후원으로 새롭게 편성된 우수상(상상)에는 강민지 감독의 ‘물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 ‘물건들’은 인간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물건의 존재와 쓰임 자체를 자유롭게 사유하는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 배우의 하루 여정을 통해 영화로부터 점차 멀어져가는 배우의 애상을 담아낸 김태희 감독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가 우수상(야무진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에는 이주승 감독의 ‘돛대’와 김희진 감독의 ‘학경’이 선정됐다. 

영화 돛대는 비극과 유머, 연출과 연기 사이를 유연하게 줄타기하며 이주승이라는 배우로서의 여전한 자극과 연출가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두 증명했다는 평을 받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학경’은 영화를 서술하거나 설명하기보다 오마주와 다양한 예술적 표현들의 결합으로 세상을 떠난 예술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올해 전북독립영화제 배우상에는 영화 ‘오토바이와 햄버거’의 박한솔, 박강섭, 박지한 배우에게 돌아갔다. 훌륭한 앙상블을 보여주며 작품을 더욱 빛나게 했다. 

'100SCE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는 총 1013편(단편 966편, 장편 47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44편(단편 38편, 장편 6편)이 관객들과 만났다. 

코로나 여파로 좌석 규모 및 부대 행사가 축소됐음에도 470여명이 극장을 찾아 영화제를 즐겼다. 물론 초대권이나 ID카드를 제외한 유료 관객은 30% 미만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올해 공모작이 역대 최고를 달성했고, 영화 상영 후 이어지는 GV(관객과의 대화)는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코로나 상황에도 영화제 분위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전북독립영화제 박영완 집행위원장은 1일 열린 폐막식에서 "항상 폐막 선언을 할 때면, '내년에는 조금 더 잘해보겠다'고 했었는데 올해는 나름 잘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내년에도 올해만큼 준비 잘해서 찾아뵙겠다"며 "힘든 시기에도 영화제를 찾아와 함께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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