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와 지방자치연구소가 국내 재계와 학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을 잇따라 초청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10배의 혁신’을 고민하는 기획이론특강에 윤석준 제일기획 부사장이 올랐다. 윤석준 부사장은 7일 전북대 진수당에서의 ‘비스포크 기획자가 말하는 요즘 문화’ 주제의 특강에서 성공한 광고와 문샷싱킹의 상관관계를 역설했다. 지금까지의 강의가 문샷싱킹을 접목한 전북의 비전 찾기에 주력했다면, 이날 강의는 온전히 문샷싱킹에 집중하며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인식 전환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다. 전(前)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초빙교수가 담당하는 기획이론특강은 국내 저명인사들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그려보는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을 구체화한다.

“MZ세대는 사전적으로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말합니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생각과 방법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MZ세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전혀 다른 생각과 방법을 추구할 수 있다면 나이가 많아도 MZ세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나이로 한정하는 MZ세대가 아닌 ‘생각과 방법이 전혀 다른 MZ세대’와 어떻게 교류해야 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제일기획 윤석준 부사장은 7일 특강에서 ‘발상의 전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원천’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창발력(創發力)을 키우기 위한 지역사회의 분발을 촉구했다. 특히 김현미 초빙교수의 ‘문샷싱킹 강의’에 직접적인 영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준 부사장은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과 도전을 의미하는 문샷싱킹은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면서 일상에서의 문샷싱킹을 강조했다.
“제일기획에서는 매년 문샷경연대회를 마련합니다. 얼마전에는 종이컵 하나로 1등을 차지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흔히 종이컵을 1회용컵이라고 합니다. 이 직원은 종이컵에 ‘2회용’이라고 적어 출품했습니다. 종이컵을 한번 쓰고 버리지 말고 여러번 쓰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겁니다. 바로 이것이 ‘문샷’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 주변에는 문샷의 기회가 널려있고, 일상과 맞닿아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광고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윤석준 부사장은 삼성미래전략실과 청와대에서도 근무한 이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안목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준 부사장은 “추상적이고 낯설 수도 있는 문샷싱킹의 의미를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광고이야기에 버무려보자’고 정리했다”면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라는 점에서 광고와 문샷싱킹은 닮은 점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광고는 생산자의 제품(서비스) 정보를 시장에서 미디어를 통해 구매자에게 전달해 소비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광고는 ‘시대를 이끄는 경로와 방향(Path)’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경로찾기(Pathfinding)의 연속이고,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개척자(Pathfind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석준 부사장은 “광고는 물론 문샷싱킹도 시대를 이끄는 경로와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경로를 염두에 둔 사고와 그렇지 못한 것은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준 부사장은 전주시의 공식 홍보영상과 한국관광공사의 전주 홍보영상을 사례로 들고 “전주시의 홍보영상은 영상미가 뛰어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Path가 없어 채널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021년은 디지털과 비대면의 시대적 가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큰 것·다수’를 미덕으로 여겼던 종전과 달리 이제는 작고 개성 넘치고 소수에 집중한다는 쪽으로 트렌드가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생산자·제품중심시대에서 소비자·대중중심시대를 거쳐 이제는 온전히 ‘나’에 집중하는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Path를 읽는 세가지 키워드로 ‘팬덤(Fandom)·부캐(副캐)·복고(Retro)’를 제시했다.

“첫번째의 키워드인 팬덤의 가치는 연결(네트워크)·주도(참여)·디지털(SNS)·정체성(인정·공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팬덤을 통해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부캐가 일상이 되면서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부캐릭터의 준말인 부캐는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를 말합니다. 부캐 열풍은 연예인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개그맨 유재석은 가수 유산슬로, 김신영도 김다비로, 가수 이효리는 린다G라는 부캐를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고는 전주와도 적지 않은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슬로우시티인 전주는 아날로그와 디지털감성이 충만한 도시입니다. 이미 제일기획에서는 지난 2018년 한 커피회사의 팝업카페인 ‘모카우체국’을 전주한옥마을에 세우고 고즈넉하게 커피와 편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브랜드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제일기획이 기획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백색가전 브랜드 광고사례를 들려주며 ‘팬덤·부캐·복고를 어떻게 버무려야 세상과 소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는 “삼성전자의 백색가전은 종전에는 기능중심·집안의 조연·주부만의 제품이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면서 “마이싸이더(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다), 가잼비(가격에 상관없이 재미 추구), 미코노미(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가취관(가볍게 취향을 중심으로 보인다), 취존(취향존중), 소피커(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한다), 실감세대(오감을 자극하는 득특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찾고 이를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세대), 펀슈머(소비를 통해 재미를 즐긴다) 등의 변주를 거부하지 않는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문샷싱킹적인 사고를 적극 앞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브랜드는 ‘내가 원하는 컬러‧패턴으로, 내가 원하는 기능에 맞게 조합할 수 있고, 빌트인처럼 나의 주방에 딱맞게’라는 기치를 내걸었습니다. MZ세대를 위한 커스터마이징은 문샷싱킹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이에 힘입어 새로운 브랜드는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시대를 꿰뚫는 코드를 찾아낸다면 문샷싱킹은 성공할 수 있다”면서 “문샷싱킹은 멀리 있는게 아니며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만큼 누구나 Path를 통해 문샷싱킹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길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길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단순한 1등과 따라잡을 수 없는 1등의 차이는 분명한 만큼 문샷싱킹의 진심을 서둘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현미 초빙교수는 “그동안의 문샷싱킹 강의는 새로운 시각들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면서 “우리 모두 합심해 시대적 가치를 제대로 읽고 문샷싱킹을 완성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