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만1131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 ‘여순항쟁’을 되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박금만 작가는 여순사건으로 할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2세다.

오래전부터 여수가 반란이 아닌 항쟁의 도시임을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작가는 사건의 발생 현장의 지형과 기물, 의상을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예술적 상상력으로 덧댔다. 

불편한 진실의 민낯을 들춰내지만, 방식 자체는 담백하다. 학살이나 죽음과 같은 눅진한 피의 잔인성은 최대한 걷어냈기 때문이다.

작가는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서정적으로 묘사해 역사의 아린 슬픔을 의연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택하는데, 담백하지만 강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보여주며 ‘본질’에 집중한 작품들은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닿는다. 

2022년 1월 2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층 갤러리에서 특별전시로 열리는 ‘박금만 여순항쟁 역사화전’.

전라북도 최초의 여순항쟁 전시로, 지역민들에게 여순항쟁을 소개하고 나아가 여순사건 특별법에 해당하는 도내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명예회복을 바라며 마련됐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50편의 대작들을 선보이며, 전시는 봉기와 항쟁, 진압과 해원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잊고 있었던 한국현대사의 비극과 여수항쟁의 역사적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그리고 경상남도까지 연대해 여순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특별법 개정을 통해서 유족들의 보상까지 이뤄낼 수 있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금만 여순항쟁 역사화전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우석학원, 전라남도의 후원으로 열리는 전시다. 2022년 1월 8일 작가와의 대화가 열리며, 1월 15일에는 역사학자 주철희 박사의 특별강연이 예정되어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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