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보다 인간을, 인간보다 삶을, 삶보다 더 소중한 거시기를 추구하자"며 1987년 소재호, 이동희, 정희수, 진동규 4인의 회원으로 결성된 전주풍물시동인회가 '30광년의 사계'를 펴냈다. 

'전주시인' 사화집 제1호로 시작해 1991년 1월 조기호 시인을 회장으로 추대, '전주풍물' 10호 작두타기에 올라선 이래 그 족적이 30호를 맞이하게 됐다. 

특집으로 꾸려진 조기호 시인의 전주풍물 시 동인회가 걸어온 발자취에 따르면 1991년 1월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고, 그해 12월 친분이 도타운(?) 군산시청 최영을 입회해 여섯이 된다. 

당시 전주풍물 시 동인회에는 조기호, 진동규, 소재호, 이동희, 정희수 5명이었는데 최영까지 입회해 6명이 됐다. 

문제는 한 달에 한번씩 모이는 합평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화집을 만들어 무주에서 달려왔건만, 차츰 나태해진 회원들의 출석률 덕분에(?) 조기호 회장 혼자일 때도 있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회원 증원을 반대하던 몇몇 회원들도 더이상의 명분을 찾지 못하게 됐다. 회원 증원의 불가피성이 이르게 되면서 1994년 5월 신해식이 입회한다. 

이후 심의표, 양건섭 등이 회원이 되고, 전주풍물 동인회는 지역의 많은 문인들에게 사화집을 보내주고자 연간 발행하는 창간호를 발행하게 됐다. 

1998년에는 김남곤, 박석구, 안평옥, 장욱 등 실력이 쟁쟁한 시인들이 입회했고 1998년 12월 전주 문인협회장을 맡게 된 조기호 시인은 10년간 하던 회장에서 물러났다. 

1999년 안평옥이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던 해 정군수가 입회했고 그 후로 김영, 유대준, 우미자 등도 한 배를 탔다. 

하지만 회원들의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열성이 줄어 난관에 봉착했다. 

다행히 문인들은 전주풍물을 회생시키는 데 노력했고, 2021년 1월 장욱 제10대 회장이 취임하기에 이른다. 

87년에 태동한 전주 풍물시 동인회가 서른다섯 해가 되었는데, 동인회가 걸어온 발자취는 전북 문단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번 문집에 신작시를 발표한 시인들의 면면들만 보더라도 감탄스러울 뿐이다. 소재호, 진동규, 조기호, 김남곤, 장욱, 조미애, 김영 등 전북 문단의 기둥이자 버팀목인 분들의 작품이 다수 수록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원들이 지난해 펴낸 신간 시집에 대한 해석도 살펴볼 수 있다. 

장욱 작가가 써낸 '민살풀이춤', 소재호 시인의 '악성 은행나무', 정군수 시인의 '한쪽 가슴이 없는 여자' 등 작품 감상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해석과 분석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인다. 

풍물시동인회 장욱 회장은 여는 글에서 "전주풍물 10호 작두타기에 올라선 이래 그 족적이 30호를 맞이하게 됐다"며 "전주풍물시동인회가 어느덧 30광년의 빛의 속도로 달려와 한국시단을 출렁이게 했다"고 밝혔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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