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신에는 중국 여성이 뷔페에서 값비싼 전복만 100여 개를 먹는 장면이 소개됐다. 이 여성은 본전을 뽑겠다며 전복을 수북이 가져다 까먹는데 열중했다. 보다 못한 식당 주인이 ‘다 먹을 수 있느냐’, ‘얼마를 냈지?’ 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식당은 약 2만 원을 내면 시간 등의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서도 비난과 옹호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이렇게 뷔페는 다양한 음식을 차려놓고 마음대로 덜어 먹는 식사 방식이다. 그 유래는 바이킹족이라고 전한다. 8세기에서 11세기까지 스칸디나비아를 중심으로 해적질을 한 바이킹족은 한바탕 원정 후 돌아오면 온갖 음식을 한 곳에 차려놓고 마음껏 즐겼다고 한다. 대부분 빼앗은 것들이었다. 뷔페는 프랑스어이고 본고장 스웨덴에서는 스뫼르고스보르드라고 부른다. 이 말은 빵과 버터, 가금류 구이, 널빤지 등의 뜻을 가진 말을 합성한 단어다.

이후 뷔페는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갔다.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제공하는 쪽에서는 작은 공간이어도 가능했고 대량으로 만드는 만큼 인건비와 재료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또 먹는 쪽에서도 비교적 값이 저렴한 것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거기에 신속함과 편리함은 덤이었다.

유럽에서 주로 성행하던 뷔페는 미국이나 터키, 일본 등으로 영역을 넓히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 세계로 퍼졌다. 뷔페(buffet)라는 단어의 어원이 된 프랑스도 17세기부터 이 식사 방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덴마크와 노르웨이, 스웨덴 등 세 나라 의료지원단이 활동한 메디컬 센터에 처음 선을 보였다. 당시 병원 안에는 스칸디나비언 클럽이 뷔페식으로 음식을 제공했는데 의료진은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한국인들도 드나들었다고 한다.

코로나 시국임에도 국내 특급호텔 뷔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소식이다. 연초부터 일제히 인상했는데 평균적으로 1인당 15만 원을 훌쩍 넘겼다. 두 사람이 가면 30만 원도 모자란다는 이야기다. 특히 유명세를 탄 어떤 곳은 19만 원까지 받고 있다. 고객들의 불만이 많을 법한데 오히려 장사가 잘된다고 즐거운 비명인 모양이다.

이쯤 되면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 세질 수 있다. 뷔페에서 음식을 잘 먹는 전략이 있다. 먼저 뷔페라인을 돌아보며 상황을 파악하고 샐러드, 굴, 나물 등 차가운 음식에서 시작해 죽이나 수프로 속을 달랜다. 이후 메인 요리로 해산물과 육류를 즐긴 뒤 과일과 케이크,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끝내면 된다. 뷔페식당에서 본전 생각난다고 전복만 몽땅 먹은 중국 여성은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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