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쯤 한 푼, 두 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들고 찾아와 지역 사회에 온정을 나누는 가족이 있다.

임규래(78) 씨와 그의 외손자들인 권순범(11)군, 유영재(12)군, 유경곤(9)군이 주인공이다.

삼대에 걸친 이들 4명은 12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를 방문해 돼지저금통을 내밀었다. 올해로 18년째 이어 온 나눔이다.

18년 전 처음 기부를 시작했던 손자, 손녀들은 훌쩍 자라 성인이 된 현재까지 이어졌고, 돼지저금통을 통한 기부는 전통이 됐다.

연초가 되면 꽉 채운 돼지저금통을 들고 기부하러 가자며 할아버지를 보챈다고 한다.

이번 기부를 포함해 현재까지 임 씨 가족의 기부금은 3500여만원에 이른다는 게 적십자사 직원의 설명이다.

임규래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경제가 많이 위축되고 소외계층은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모두가 관심을 갖고 온정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해 손자들과 함께 솔선수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자 유영재 학생은 “사촌 형제들과 1년 동안 저금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열심히 저금해서 내년에도 또 올 것”이라며 뿌듯한 얼굴로 소감을 이야기했다.

한편, 나눔을 실천해준 임규래 씨는 1974년부터 49년간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북협의회장, 상임위원을 역임했고 현재는 전국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임다연 수습기자·idy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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