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의 귀중한 유물·유적이 발견된 사적 제309호 실상사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남원시가 관계 부처의 미묘한 입장차이를 중재하고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남원시의회 김종관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248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신청,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산내면 지리산 천황봉 자락에 위치한 실상사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홍척이 창건한 사찰로써 사적 제309호로 지정돼 있다.

1993년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돼 현재까지 9회에 걸쳐 시행되었고, 2014년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고려시대의 초대형 정원시설이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불교문화재연구소에서는 “타원형의 정원 연못과 물을 끌어들이고 빼내는 입수로와 배수로로 추정되는 건물터 2동 등 실상사 동쪽 담장 바깥쪽에서 정원시설이 확인됐다”며 고대 정원 연구의 중요한 단서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또 2015년에는 실상사 북쪽 외곽에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통일신라시대의 장독대와 옛 장독으로 추정되는 대형 항아리 28점이 발견됐다. 1000년전 고대 사찰의 식품 보관과 식생활에 대한 귀중한 고고학적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역사적으로 귀중한 유물과 유적지가 발굴되면서 문화재청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선종 가람인 실상사의 옛 모습을 회복하고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실상사 발굴지 정비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자문회의에서는 ‘구산선문’ 최초 가람이라는 실상사의 위상과 최초의 장고, 고당 유적이라는 의미에서 보호각을 설치해 유물을 전시할 것과 편의시설 및 교육시설을 마련해 관람과 교육에 활용할 것을 제언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정비계획안의 내용이 사적지 정비계획상 보호각 및 보호책 시설로 보기 어렵고, 전시관 건립 예산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라는 이유로 전시관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입장에만 따르면 유물 발굴에만 그칠 뿐이어서 문화유산을 관광 자원화하는 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실상사 발굴지 정비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남원시가 가교 역할을 통해 부처간의 의견 차이를 해소하고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구노출 전시관과 보호각을 설치하고 편의시설 및 교육시설 등을 포함하는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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