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도 닫았는데 어딜 가겠어요. 매일 집 안에서 시간 때우는 게 일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관내 노인 시설들이 한 달 넘게 문을 닫으면서 노인들의 사회적 교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오전 찾은 전주시 서신동 한 골목. 경로당 앞 녹색 쇠문 앞에는 ‘코로나로 인해 2021년 12월 11일부터 추후 통지일까지 경로당 출입을 금지합니다’ 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실제 경로당 문은 굳게 닫힌 채 열리지 않았다. 갈 곳이 없어진 노인들은 보행 보조기 등을 짚은 채 인근을 오가거나, 드문드문 골목 어귀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기도 했다. 지난주에 비해 기온이 제법 따뜻해졌다곤 하지만, 아직 쌀쌀한 날씨 탓에 몇몇 노인들의 뺨이며 콧잔등은 진작 발개진 채였다.

이날 골목에서 만난 A 할머니(70대)는 “경로당도 닫았는데 거의 집에 있지 뭘 하겠느냐”며 “내 경우 그나마 공공근로라도 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 얼굴을 보는 거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어디 갈 데도 마땅치가 않아서 집에만 있는 경우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날 찾은 전주시 금암동 한 경로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로당 문은 단단한 쇠자물쇠로 잠긴 채 빨간 글씨의 ‘휴관 안내문’만 빛바랜 채 걸려 있었다.

이날 인근을 찾은 B할머니(80대)는 “문을 닫았다 다시 열었기를 하도 많이 반복해서 이제는 그러려니 싶기도 하다”며 “다들 아쉬우니 자주 바깥에 나와 얼굴을 보고 들어가는 것 같다, 외로운 게 아무래도 가장 무섭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주지역 경로당들은 지난달 초 관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문을 닫아걸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지역의 경우 현재 관내 경로당 641개소, 노인복지관 10개소가 전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전주시 관계자는 “고강도 거리두기가 현재 다소 연장된 상황이고, 관내 확진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추이를 보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힘들어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상황을 살펴 재개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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