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지방선거판이 점점 진흙탕으로 변해간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놓고 후보들끼리의 난타전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앞서 민주당의 전북지역 기초단체장 공천과정에서 수십건에 달하는 후보들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재경선을 벌이는 등 온갖 후폭풍이 빚어졌고 지역사회 역시 소란해졌다. 뒤를 이어 현직 도의원이 지자체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폭로해 또 한바탕의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원래 선거에서 네거티브는 피할 수 없는 전략 전술의 요소다. 상대방의 흠집을 찾아 드러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자는 의도다. 그러다 보니 어떤 선거이든 어느 정도의 네거티브가 등장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요즘 전북 지방선거판의 형세는 선을 넘어서는 것 같다. 후보들이 같은 당 소속으로 경쟁하면서도 사생결단을 하는 모습이 영 마뜩잖다. 당사자들이야 죽고 사는 문제이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로서는 불편하고 황당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이들의 상호 비방으로 인해 지방선거는 더욱 시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지방자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더욱 깊어질 지경이다. 
  문제는 지역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라는 점이다. 시민들의 시각으로 보면 후보들 대다수가 결함투성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도덕성에 흠결이 많다는 서로의 주장 탓에 유권자들은 정치 혐오증을 겪을 판이다. 또 정책 대결이 실종되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누가 어떤 공약으로 선거에 등판했는지 알기가 어렵다. 나아가 누가 적임자인지도 판단하는데 애로가 많다.
  민주당 중앙당의 대처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오락가락 누더기 등의 비판이 무성한 가운데서도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대위는 이런저런 여론이 들끓으면 마지못해 재심이니 특별감사니 하다가 흐지부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금 형세로 보건대 민주당이나 후보들에게서 더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우선 정당이나 후보들의 정책부터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습관적으로 투표용지의 특정 기호를 보고 찍어서는 곤란하다. 또 후보들의 도덕성 시비를 냉정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사로운 이익이나 노리는 정치꾼인지 여부도 준별할 필요가 있다. 수고스럽지만 유권자들이 앞으로 4년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름의 노력을 아끼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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