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식 전라북도 혁신성장산업국장

우리는 어릴적 석유가 전혀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 현실에 석유 대신 물을 넣고 달리는 차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우스갯 말을 하곤 했는데, 근래에 물을 분해해서 만들어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가 상용화되어 국내외 거리를 누비고 있다.
좀더 미래에는 진짜 수돗물로 운행하는 차가 나오지 말란법이 있다고 누가 말하겠는가!
이처럼 현재의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친환경ㆍ스마트화로의 대전환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행할 수 있는 기술, 영화 속에 등장하던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도 이미 도래했다. 세계 각국은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화 수준에 따라 총 6단계(레벨0~레벨5)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는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 4단계 보편화를 앞두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모든 상항을 시스템이 스스로 인지하여 수행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이 진보하는 가운데 상용차 자율주행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주로 개인과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승용차에 비해 물류운반 특성상 반복적인 주행이 많은데다 주행환경 또한 복잡하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상용차 자율주행이 승용차보다 먼저 보편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상용차 개발사들은 완전자율주행(레벨5)으로 나아가기 위해 운전자 조작이 필요 없는 레벨4 실증을 앞다투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9월, 대형트럭 4대로 고속도로에서 평균 90km/h의 속도로 80km 구간을 성공적으로 운행한 바 있다.

상용차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물류비용 절감 등의 국가 물류시스템 효율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트럭의 경우 인력수급과 고속 주행 시 공기 저항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트럭 여러 대가 선두차량을 따라 달리는 군집자율주행을 활용할 경우, 차량 연비와 인건비 등을 낮출 수 있다.

전라북도는 상용차 자율주행 산업을 우리도의 미래먹거리로 선정하고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새만금지역에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나가며 새로운 미래산업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는 자율주행차의 주행환경을 실제 상황과 똑같이 구현해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과 부품, 그에 따른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말한다. 도로와 교통시설물 등의 하드웨어적인 인프라와 함께 운전자와 보행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의 소프트웨어가 모두 포함된다.

전라북도는 상용차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18년 새만금에 ‘상용차 주행시험장’을 먼저 마련했다. 기능검증을 위한 1단계 사업이었다. 이어 실증기반의 2단계 ‘상용차 자율(군집)주행 테스트베드’가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근엔 상용차 자율주행 실증의 마지막 단계인 ‘자율운송 상용차 실증지원 인프라 조성사업’ 공모에 전라북도가 최종 선정되면서 상용차 자율주행 분야의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되었다. 기능점검과 성능검증을 마친 상용차가 실제 도로에서 기술을 최종 점검하며 동일지역 안에서 상용차 자율주행을 원스톱으로 실증할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되는 것이다.

올해부터 5년 동안 440억이 투입되는 3단계 사업은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군산나들목까지 약 33km를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에서 실증이 이뤄진다. 또한 데이터서비스를 위한 통합관제센터 등을 구축하는 동시에 자율협력주행 기술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전라북도는 이 사업을 통해 새만금지역에 특화된 화물·물류서비스 산업과 연계하는 등 지역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힘을 모을 방침이다. 특히 실증을 통해 축적된 자율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업 고도화 및 관련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는 한편 군산 전기차 클러스터와 김제 특장차전문단지 등과도 연계해 자동차산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라북도가 추진하는 상용차 자율주행 산업은 기술고도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의 노력은 완성차와 부품, 인증사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라북도는 관련 신산업에 대한 발 빠른 정책 도입과 육성을 위한 뒷받침으로 상용차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역사가 되리라 믿는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