皇華臺
이춘구의 세상이야기

92-모두의 꿈, 다시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 등 국가적으로 큰 의례를 치를 때마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열렸을 때 모습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국가의례는 그 나라의 근본정신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국가의례 즉 국가적 축제를 벌일 때 주최 측은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데 온 정성을 기울인다. 사실 동네 축제도 치밀한 기획을 통해 연출된다. 다만 관객이 그를 알아차리느냐 못하느냐는 관객 자신의 몫일뿐이다. 지난 10일 국회의사당 정원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축하공연에서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찾을 수 있어서 행운이라 생각했다.
  대통령 취임식 공연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제목을 가지고 진행됐다. 첫 번째 막은 「꿈의 비상」이라는 제목으로 어린이가 꿈꾸는 대한민국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린이들이 표현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모두 다함께 ‘하하 호호’ 웃으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나라이다. 밝고 건강하게 떼춤을 추는 어린이들의 율동이 5월 싱그러운 여의도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하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다시 날아오르는 모습 그대로이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맑은소리하모니카앙상블은 장애를 극복하고 더불어 함께 즐기는 축제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두 번째 막은 「어린이의 꿈, 날개를 펴다」로 어린이 연합 뮤지컬로 시작된다.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춤과 노래로 하나되는 세상의 중심을 향해 꿈의 날개를 펴는 듯하다.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은 다문화 어린이들을 비롯해 여러 출연진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어진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학생연합치어리딩팀의 군무는 우리의 원형질적인 축제를 연출한다. 나라가 처음 열릴 때 하늘과 함께 하고 더욱 더 가까이 절대자에게 경배하려는 기도의 염원이 장중한 율동에 배나오고 있다. 잠시 개천의 자리에 동석한 듯한 뜨거운 기쁨이 솟아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세 번째 막은 「청년의 꿈, 날아오르다」로 청년연합 수어뮤지컬로 시작된다. 서울예술대학교 핸드스피크 수어아티스트 존이 연출한 이 뮤지컬은 축제의 절정이다.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웅혼한 정신의 기백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하는 청년의 꿈을 펼친다. 바로 이어서 정혜진 감독이 이끄는 평년연합무용단의 청년연합무용이 천지를 뒤흔드는 듯 물결처럼 불길처럼 격동적으로 연출된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꿈은 세상의 벽을 넘어 함께 날아오른다. 한반도를 넘어 만주대륙에서 저 유라시아로, 알래스카를 지나 저 미국대륙으로 진격한다.
  네 번째 막은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모두의 꿈, 다시 대한민국」을 주제로 떼 창과 떼춤을 연출한다. 그 규모의 크기와 그 소리의 함성은 저 끝을 알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 절대자의 가슴을 울린다.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새롭게 출발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한민족 모두의 행복을 염원하는 기도이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온 국민이 힘차게 출발하자. 취임식 중에 펼쳐진 군악대 의장대 행진과 예포 발사는 엄숙한 형식의 절제미를 한껏 연출한다. 질탕한 몸짓과 절제된 행진의 조화이다. 모두 축제를 벌이는 자의 기도이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취임식 축하공연은 공연예술 측면에서 우리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인 것으로 생각한다. 우선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질을 살리며 세계 공연예술을 이끄는 한류의 정수를 보여준 점이다. 한류는 율동 하나, 소리 하나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홍익인간 재세이화 정신의 인류보편적인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다음으로 유명 스타의 단독 공연이 아니라 무명 예술인들의 집단적 작업으로 이뤄진 점이 눈에 띤다. 국민의 대동단결과 축제 분위기 고취를 위한 취임식준비위원회의 기획이 돋보인다. 미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축하사절단도 취임식 공연의 웅장함과 영성에 대해 크게 감동했을 것이다. 더욱이 취임식 중 여의도 상공에 떠오른 무지개는 축제 분위기를 더욱 더 고취시킨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가 바르게 잡히고 국운이 크게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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