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인수공통전염병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이 감염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병으로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이 고시한 예로는 공수병을 비롯해 일본뇌염, 브루셀라증, 탄저병, 사스, 결핵 등이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공통감염병만 약 250여 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감염병이 이슈화된 것은 물론 코로나 19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지구촌을 휩쓸면서 감염병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특히 신종 감염병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는 가운데 몇 가지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다. 우선 인간으로 인한 기후변화다. 기온 상승이 모기와 진드기 등 감염병을 매개하는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바꾼다. 바다의 온도와 염분 변화도 독성세균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밀림개발이나 삼림파괴 등으로 인해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증가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축산의 대량화도 한몫한다. 사람과 동물의 접촉이 증가하는 탓에 동물들이 인간에게 병을 옮기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인수공통전염병의 특성상 완전히 예방하거나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출현할지 또 얼마나 유행이 지속될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동물에서 인체로 들어오는 병원체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대처가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의 긴급 현안이 돼버렸다.
  이런 와중에 원숭이두창이 또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래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유럽이나 미주 등 전 세계에서 발병했다. 현재 확인된 감염은 약 200여건에 달한다. ‘원숭이의 천연두’인 이 감염병에 전염되면 수두와 같은 병변에 발열, 두통, 오한 그리고 근육통이 발생한다. 또 피부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도 야기한다. 치명률은 3~6%정도인데 그 파급력은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특히 사람 간에는 쉽게 전염되지 않는데 이렇게 동시다발로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도 당황하고 있다.
  생태계 파괴가 감염병 병원체들을 더욱 기승을 부리게 만드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물론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다수 감염병들이 인류를 괴롭혀왔다. 그 종류만도 1400여 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바이러스만 208종이다. 앞으로 이를 획기적으로 퇴치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언제든 감염병 발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다. 세계적 수준의 방역기관과 관련 연구소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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