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원 2023 전북아-태 마스터스대회 조직위 경기지원 본부장

작년 하반기부터 대한민국을 휩쓸던 선거의 기나긴 레이스가 마무리됐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여겨지는 선거제도지만 잘못된 정보와 패거리 정치가 개입된다면 그 의미가 쉽게 훼손되고 퇴색될 수 있음을 보아 왔다. 
선거 과정에서 출마자와 동료들은 백척간두에 서서 내 편과 네 편으로 편이 갈리게 되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생기고 만들어지는 구조 속에서 원망과 질시 심지어 무조건적으로 적대시하는 증오까지 경험하게 된다. 
더욱이 승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되는 All or Nothing(모든 것을 건, 전부 아니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의 체제 안에서 마치 전투를 치르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전쟁과 다른 점은 전쟁은 상대방을 지워야 승리하지만 선거는 상대를 인정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거에 있어 상대는 경쟁자이기도 하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나와 팀을 이루어 함께 뛰고 있는 상황이다. 전투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상황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정은 불필요한 듯 하지만 우리 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서는 꼭 전제되어야 하는 덕목일 것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경쟁이 끝나고 승부가 결정되고 나서는 벼랑 끝 백척간두에 서서 상생공영을 위해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만 통합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퇴색되고 분열의 나락으로 빠지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패자의 최선을 인정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겸손한 승자, 정직하게 패배를 인정하며 진심으로 승자를 축하하는 당당한 패자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기나긴 레이스를 가져서 피로도가 쌓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금년도 12월에는 우리 지역의 체육 수장을 뽑는 또 다른 선거가 펼쳐질 예정이다. 
스포츠 경기의 세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순위가 결정되면 나란히 시상대에 서서 2,3위 선수는 1위 선수를 축하해주고, 1위 선수는 2,3위 선수를 격려하고 위로해주며, 우승국의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에 상대국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체육과 스포츠는 독점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경쟁자와 상대가 있어야 그 경기가 더욱 빛이 나고 주목을 받게 된다. 
뛰어난 선수 곁에는 뛰어난 경쟁 상대가 반드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 뛰어난 선수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를 통해 배우는 인생의 지혜가 더욱 소중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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