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비대면이어도 보러 올게, 걱정 말고 쉬고 계세요"

8년째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신 이모(50대·여·전주)씨는 대면접촉 면회 마지막 날인 24일 어머니를 찾았다.

정부가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의 위험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25일부터 접촉 면회를 중단하는 등 강화된 방역 관리를 적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부터 접촉 면회가 허용됐으나 석달 만에 다시 접촉이 중단되는 셈이다.

이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넘게 접촉 면회를 하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직접 손잡을 수 있게 됐는데, 불과 몇 달 만에 또다시 생이별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고 슬프다"면서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또 유리창 너머로 봐야 한다고 하니 어머니 연세가 많아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그나마 정부의 발표를 보자마자 요양병원에 전화해 접촉면회 예약을 했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한 보호자들은 예약이 차 마지막 접촉면회도 할 수 없었다.

90대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신 윤모(60대)씨는 "원래는 주말에 뵈러 가려고 예약을 해뒀었는데 일이 생겨 취소했었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일을 미루고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를 뵈러 갔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비대면 면회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는 보호자도 있었다.

A씨(60대)는 “어머니가 고령이시라 노안에 귀도 잘 안 들리신다”면서 “유리창 너머로 전화기를 계속 들고 이야기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 ‘비대면접촉이라도 하려고’ 간다고 하기엔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주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대면 면회로 가족들을 품에 안던 어르신들의 표정이 잊히질 않아 우리도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 "대면 면회가 다시 이뤄지기 전까지 가족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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